상생안대로라면…'타다' 운영비용 얼마나 늘까

'타다' 서비스 차량이 서울시내를 달리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정부가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상생안)'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렌터카를 기반으로 사업을 해왔던 타다는 서비스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당장 차량 구입비에 면허 매입금까지 '타다'는 현행 규모 유지에만 500억~1000억원이 들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혁신형 플랫폼 사업자가 사실상 차량을 대량 보유한 택시회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렌터카 안돼"…차량 구매만 최대 400억=지난 1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택시제도 개편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타다와 같은 플랫폼 업체는 면허관리기구에서 개인택시 면허를 구입하고, 구입한 면허 대수만큼 직접 차량을 구입해 직접 운수사업을 해야 한다.

현재 타다가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운행하는 차량은 총 1000여대. 타다의 운영사인 VCNC가 모회사 쏘카에서 빌려 쓰는 렌터카다. 하지만 상생안대로 진행될 경우 VCNC는 직접 차량을 구매해야 한다. 현재 운행 차량은 더뉴 카니발로 이 차종의 출고가는 2880만~3900만원 수준이다. 신차 기준 최대 400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중고차로 매입하거나 중소형 차종으로 변경 구입, 차량 대수 감축 등으로 비용을 줄일 수는 있지만 차량 구매를 위해 수백억원 비용이 든다.

타다가 플랫폼 운송사업자가 되려면 차량 운행대수에 따라 기여금도 내야 한다. 정부가 이 돈을 택시 감차 사업에 보태는 대신 플랫폼 운송사업자에게 사업권을 주는 방식이다. 운영 가능 차량 대수도 정부가 정해주고 운행 대수를 늘리려면 플랫폼 사업자가 추가로 더 기여금을 내야 한다. 필요한 만큼 택시면허를 사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초기 승인 물량 1000대, 기여금 월 40만원 수준을 검토하고 있다. 이 기준대로라면 타다는 면허 임대를 받기 위해 매월 4억원, 연간 48억원을 내야 한다. 이는 일회성 비용이 아니라 사업을 유지하는 한 지속적으로 드는 고정 비용이어서 향후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을 확장하려고 해도 정부가 확보한 매입 가능 면허를 확인받아 따져봐야하고, 신차 구입 등 비용 부담도 커 의사결정 과정이 길고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며 "모빌리티 산업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유연한 서비스와 빠른 의사결정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전통산업의 경영방식으로 퇴행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타다가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차량 구입, 면허 비용 등 직접적 비용 외에 인건비 부담도 커진다. 기사들까지 모두 택시기사 자격증을 갖춘 인력으로 교체해야 해 채용·관리 비용 부담이 커지고 시간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상생안에 어떠한 유형의 플랫폼 택시이든지 운수종사자는 택시기사 자격 보유자로 한정했다.

◇서비스 축소 우려…"추가 논의 이어갈 것"=이 같은 조건을 갖추더라도 타다의 서비스가 축소될 우려도 적지 않다. 국토교통부가 초기 승인 물량 1000대로 보고 있는데 타다·차차 등 유사 서비스가 면허 규모를 나눠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 증차를 통해 배차 시간을 줄이고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려는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법률 개정사항은 정기국회 이전에 발의, 가맹사업 기준 완화 등 하위법령은 연내 개정완료를 목표로 추진한다. 타다가 연내 면허와 차량 구매 비용, 택시 종사자 자격 취득 등 조건을 완비하지 못하면 내년 서비스 운영 공백도 우려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렌터카 통한 차량 수급 문제는 택시업계 거부감 너무 강해서 아쉽게도 현재 발표한 계획엔 반영을 못했다”며 “좀 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토교통부는 빠른 시일 내에 택시 및 플랫폼 업계 등이 참여하는 실무 논의기구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타다 관계자는 “이번 상생안은 확정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국토교통부와 앞으로 대화 하면서 합의점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