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기자들과 맥주잔 기울인 文…"국정이 참 어렵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0.25.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춘추관 출입기자들과 '호프타임' 간담회를 가졌다. 보다 허심탄회하게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며 국정 구상을 논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번 행사는 청와대 내 녹지원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 외에도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 청와대 주요 참모들이 참석했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서 만든 수제 맥주와, 태풍피해 지역의 낙과로 만든 음식이 테이블에 놓였다.


최근 북한의 금강산관광지구 철거 방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분열된 여론, 한일 문제 등으로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온 문 대통령이지만, 이날 기자들을 만날 때 표정은 밝았다. 노타이 차림에서 미뤄보듯, 최대한 부담없이 호프타임에 임하겠다는 의도가 읽혔다.

실제 문 대통령은 각 테이블들을 돌아다니며 최대한 많은 기자들의 의견을 들으려고 했다. 기자들의 건배제의에 맥주를 연거푸 들이키기도 했다. 문 대통령 본인도 행사 마무리발언에서 "꽤 술을 마셨다"할 정도였다.

문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에 접어드는 소회와 관련해서는 "쉼 없이 달려왔다. 정말 가야할 길이 멀다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적어도 일자리 문제라든지 소득분배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는데, 좋아지는 기미는 보이지만 아직도 지금 국민들이 다 동의할 만큼 체감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정시 확대 방침을 확정한 것을 설명할 때는 "국정이 참 어렵다. 누구나 공정을 말하지만, 공정의 개념이랄까 이런 것은 좀 굉장히 다른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정시에서 벗어나 개인 적성을 하나하나 존중하는 다양한 전형을 하는 게 공정이라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차라리 정시가 더 공정하다'고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다. 존중해야 하는 것은 국민들의 기준, 잣대"라고 설명했다.

금강산관광에 대한 북한의 이번 조치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정서에 배치될 수 있고, 그런 부분들이 남북관계를 훼손할 수도 있다"고 솔직하게 평가했다.

이어 "기존의 관광 방식은 유엔 안보리 제재 때문에 계속 그대로 되풀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관광의 대가를 북한에게 지급하는 것은 제재에 위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광 자체가 제재의 대상은 아니지만, 북한에 대가가 유입되는 것 자체는 현재 상황에서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미국과의 비핵화 합의를 먼저 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이후 개각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 법무부 장관 외에는 달리 개각을 예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법무부 장관 지명에 대해서는 "서둘지 않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현안에 대한 질답이 끝난 후 마무리 발언에서는 "반대를 위한 비판이 아니라, 비난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성공을 바라는 어떤 애정을 위한 그 비판으로 다시 힘을 낼 수 있게끔 해 주는 것도 모두 다 여러분들의 역할"이라고 기자들에게 당부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초청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노영민 비서실장. 2019.10.25.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