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오바마 트위터 해킹...범인은 美17세 소년

이달중순 트위터 해킹으로 피해를 입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왼쪽부터 시계방향),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이자 전 부통령,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FPBBNews=뉴스1

마이크로소프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등 미국내 저명인사들의 트위터 계정이 무더기로 해킹한 범인이 17세 소년으로 밝혀졌다.

31일(현지시간) CNN,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날 미국 검찰은 플로리다주 템파에서 이달초 벌어진 트위터 해킹 주모자인 그레이엄 이반 클라크(17)를 체포했고 밝혔다. 이밖에 공범인 니마 파젤리(22), 영국인 메이슨 셰퍼드(19)도 검거 및 기소됐다.

트위터 해킹 사건 주모자인 그레이엄 이반 클라크(17). /사진=플로리다 힐스보로카운티 보안관실.

이들은 지난달 15일 미국내 저명인사들의 트위터 계정을 해킹해 "비트코인을 보내는 사람에겐 30분내로 2배로 불려주겠다는"를 메시지를 띄웠고, 순식간에 415건의 거래가 이루어졌다. 이렇게 계좌로 입금된 11만8000달러(약 1억4000만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주모자인 클라크는 총 30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공범 니마 파젤리(22), 영국인 메이슨 셰퍼드(19)는 해킹된 트위터 계정을 판매하고, 자금 세탁을 시도한 혐의 등을 받는다.

클라크는 트위터 직원들의 내부 로그인 정부를 해킹해 트위터 시스템에 접속한 뒤, 각 계정의 비밀번호를 재설정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해킹 범죄에 마이크로소프 창업자인 빌 게이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를 비롯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계정이 피해를 입었다.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랩퍼 칸예 웨스트의 계정도 뚫렸고, 애플, 우버 등 기업 트위터도 범죄대상이 됐다.


이들은 해킹 커뮤니티인 ‘OGUsers’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커뮤니티는 SNS나 게임 플랫폼 등에서 계정을 해킹하고 매매를 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유명인사나 인기 있는 아이디가 포함된 계정의 경우 개당 수천, 수만달러에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 수사당국은 지난 4월초부터 OGUsers 커뮤니티를 모니터링하고 있어, 이번 트위터 해킹 사건의 용의자들은 추려낼 수 있었다.
클라크는 연방법원이 아닌 플로리다 법원에서 성인 자격으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플로리다 법은 금융 사기 등 범죄에 대해 청소년에게도 성인과 똑같은 자격으로 재판받도록 하기 때문이다.

CNN은 수사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해커들의 범죄 동기는 비트코인 절도 및 계정 판매였다”면서 “우려하던 외국 정부의 정보활동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북부지검은 성명을 내고 “해킹 커뮤니티에는 익명으로 트위터공격을 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 퍼져있다”면서 “이번 기소는 재미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해킹은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