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으로 신청했는데" 공공재개발 탈락 한남1구역 "소송도 검토"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30일 오후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2차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노원구 상계3구역이 낙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서울에 총 2만가구를 추가 공급할 수 있는 공공재개발 시범사업의 2차 후보지 16곳을 선정, 30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투기규제 방안도 신속 추진한다. 이번에 선정된 2차 후보지는 Δ상계3 Δ천호A1-1Δ본동Δ금호23Δ숭인동 1169Δ신월7동-2Δ홍은1Δ충정로1Δ연희동 721-6 Δ거여새마을 Δ전농9 Δ중화122 Δ성북1 Δ장위8 Δ장위9 Δ신길1 지구 등이다. 2021.3.30/뉴스1

공공재개발 공모에 가장 먼저 신청했던 한남1구역이 후보지에서 탈락해 주민들의 반발이 크다. 주민 간 갈등으로 선정하지 못했다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추진협의체는 70% 이상의 동의율을 확보했다며 반박하며 집단민원에 나서고 있다.

1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한남1구역 주민협의체(이하 추진위) 소속 주민들은 오는 2일 오전 용산구청에 모여 국장과 구청장을 만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에서 탈락한 것과 관련해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9일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2차 후보지로 상계3구역, 장위9구역, 신길1구역 등 16곳을 선정했다. 신청 구역 가운데 한남1구역을 포함해 고덕 2개 구역, 성북4구역은 최종후보지로 선정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산구청 담당 국장, 과장을 만나 설명을 듣는 과정에서 한남1구역은 상가-주택 간 갈등 등 주민 갈등이 첨예해 '사업이 안될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고 현장 얘기를 참작해서 후보지에서 배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남1구역은 작년 9월 21일 공공재개발 공모를 시작한 첫 날 가장 먼저 신청서를 접수할 정도로 주민 의지가 강했던 곳이다. 추진위에 따르면 최근까지 제출된 동의서만 73%에 육박한다. 공공재개발은 주민의 2/3 이상 동의가 있어야 사업이 가능한데 이미 이수준을 넘어선 셈이다.


이런 이유로 용산구청 민원 게시판에는 후보지 탈락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주민들의 민원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구역 내 빌라를 10년 째 가지고 있다는 한 주민은 "이번 공공재개발 신청 소식에 내집마련의 부푼 꿈을 가졌으나 구청 공무원들의 무성의와 통계 미적용으로 탈락돼 분노가 치민다"고 했다.

후보지선정심의위에 주민 동의율이 최종 13%로 상정됐다는 문제도 불거졌다. 추진협의체는 공모 마지막날 동의율을 63%까지 확보해 구청에 접수했지만 최종심의에는 신청 첫날 기준인 13%가 적용됐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주민 동의 점수 40점 중 최저점인 25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위는 최종심의에 상정된 공공재개발 반대 인원(158명)의 숫자도 중간 과정에서 부풀려졌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전문변호사 자문 결과 하자내용이 명백해 이번 탈락 결정에 대한 취소소송이 가능하며 승소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받아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용산구는 반대민원도 있는 만큼 중립을 지키려 했다는 입장이다.

한남1구역 외에 이번에 '보류' 판정을 받은 아현1구역 주민들도 서울시청과 마포구청에 탄원서를 보내며 집단항의를 계획 중이다. 아현1구역은 영화 '기생충' 촬영지여서 공모 신청부터 관심을 받았던 곳으로 최종 주민 동의율은 27% 수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