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성폭행, 투신 내몰았는데…감형 받고도 "형 무겁다" 상고

머니투데이

김자아 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성폭력 피해를 견디다 못해 목숨을 끊은 여중생에게 숨지기 전 가해행위를 한 학생들이 2심 실형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A군(18)의 변호인과 B씨(20)의 변호인은 최근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배형원 강상욱 배상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A군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평소 알고 지내던 C양을 2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군은 "2016년 B씨에게 성추행 당했다"는 C양의 고민을 듣고 "다른 남자들과 성관계한 사실을 주변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2016년 9월 C양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D군은 2016년 당시 여자친구인 C양을 성적으로 비방하는 글을 SNS에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군에게 강간 혐의를 인정해 징역 장기 6년에 단기 4년을, B씨(1심 선고 당시 미성년자)에게는 13세 미만 강제추행죄를 적용해 장기 5년에 단기 3년6개월을 선고했다. D군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2심은 A군과 B씨의 형을 다소 깎아줘 A군에게 장기 5년에 단기 3년6개월, B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군이 C양을 협박한 것이 강간죄의 협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위계에 의한 성폭행 혐의를 적용했다. B씨는 C양이 13세 미만이었다는 점을 인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두 사람에 대한 감형을 두고 "피해자의 심정을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D군은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A군과 B씨는 1심에서 법정구속됐다가 2심에서 보석이 받아들여져 불구속 재판을 받았으나 2심 선고 직후 바로 법정구속됐다.

한편 C양의 아버지는 2018년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성폭행과 학교 폭력으로 숨진 딸의 한을 풀어주세요'란 제목의 글을 올려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