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에서 '랜섬웨어' 수사 노하우 발표한 한국 경찰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사진제공=경찰청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국내 최초 '갠드트랩'(랜섬웨어 한 종류) 프로그램 유포자 검거 사례를 유엔 범죄예방·형사사법위원회 정기회의에서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유엔 형사사법위원회는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운영하는 위원회로 범죄예방과 사법분야에서 UN의 활동을 안내하는 정기회의를 매해 5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연다. 올해는 지난 19일 빈에서 열렸고, 국수본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참석했다.

경찰은 루마니아·필리핀·미국 등 10개국과 공조하며 2년간 수사해 경찰관서 등을 사칭하며 '출석통지서'를 위장한 갠드크랩 금품요구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한 피의자 2명을 지난 2월 검거했다.

이들은 2019년 2월부터 6월까지 경찰관서, 헌법재판소, 한국은행 등을 사칭해 포털사이트 이용자에게 출석요구서로 위장한 갠드크랩 랜섬웨어를 6486회에 걸쳐 이메일로 발송했다. 피의자 1명은 구속 송치, 나머지 1명은 불구속 송치됐다.

유엔 마약·범죄 사무소는 고도화된 사이버범죄 랜섬웨어 사건을 가상자산추적과 국제공조로 해결한 한국 경찰의 수사를 모범사례로 선정, 정기회의 발표를 요청했다.

이 사건을 직접 수사한 조재영 경사는 사건 착수 경위와 범행 수법, 수사 시 착안사항 등을 설명했다. 특히 최근 사이버범죄에서 범행수익금이 가상자산으로 전달되는 특성 상 국가 간 신속하고 긴밀한 공조수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경사는 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침해사고를 담당하던 중 경찰의 경력직 특별채용에 지원해 2013년 사이버수사관이 됐다. 그는 지하웹(다크웹)에서 운영되던 아동성착취물 공유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도 검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유엔 발표는 한국 경찰의 사이버수사 역량을 전 세계 수사기관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앞으로도 첨단 사이버 수사기법과 적극적인 국제공조로 랜섬웨어·디도스(DDoS) 등 최신 사이버범죄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