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뒤통수 친 AMC CEO, 또 주식 매각…주가, 6%대 급락

/사진=로이터

미국 뉴욕증시의 대표적인 '밈'(meme) 주식인 AMC 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이 회사 경영진에게 허를 찔렸다. AMC 개인 투자자들은 한때 파산설이 나돌던 회사 주가를 밈 열풍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회사 경영진들은 급등한 주가를 이용해 보유 지분을 대량으로 처분했고, 회사 주가는 급락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AMC는 전날 주식시장 거래 종료 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애덤 애런 AMC 최고경영자(CEO)와 숀 굿맨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각각 보유한 회사 주식 31만2500주와 1만8316만주를 매도했다고 밝혔다.


특히 애런 CEO는 지난달에도 62만5000주를 약 2500만달러에 매도한 바 있다. CNBC에 따르면 그는 현재 약 9만6000주의 AMC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스톡옵션 행사가 가능한 주식 규모는 290만주이다.이들은 주당 약 30.86달러로 지분을 처분해 애런 CEO는 964만3750달러(약 113억9891만원)를, 굿맨 CFO는 56만5231달러(약 6억6810만원) 등 1020만달러(약 120억5640만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회사 경영진의 대규모 주식 매도 소식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AMC 주가는 전일 대비 6.86% 하락한 27.4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0% 이상의 폭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최근 이틀간 하락률은 18%에 달했다.

10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한 달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의 AMC 주가 추이. /사진=블룸버그

주요 외신들은 AMC 경영진들이 개인 투자자가 일궈놓은 주식 급등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의 늪에서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런 CEO는 공개적으로 개인 투자자에 구애하고 회사의 미래 전망을 자랑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보유 지분을 팔아 이득을 취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AMC 실적이 3년 연속 적자를 향해 가는 상황에서 AMC 임원과 이사진 등은 주가 급등을 이용해 올해 들어서만 주식 처분으로 7000만 달러 이상 이익을 올렸다고 꼬집었다.


CNBC는 "AMC 경영진의 주식 매도 대부분은 미리 계획한 것"이라면서도 매도 규모가 과거에 비해 너무 큰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웨드부시증권의 얼리샤 리스 분석가는 CNBC에 "애런 CEO가 앞서 AMC 주식에 대한 일부 포지션을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는 그가 11월 초부터 지금까지 단행한 주식 매도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며 "개인 주주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주식을 보유하겠다고 약속하는 동안 경영진들은 급등한 주가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AMC 주식의 평균 목표가격을 현재 주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주당 10.45달러로 제시하며 '매도'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