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가 안 팔리니…美인텔 수천명 정리해고 나선다

/AFPBBNews=뉴스1

미국 반도체회사 인텔이 수천 명 규모의 감원에 나선다고 블룸버그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전 세계 PC 시장이 깊은 침체에 빠진 가운데 인텔은 정리해고를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감원 발표는 이달 27일로 예정된 3분기 실적 보고 즈음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감원은 세일즈 및 마케팅 그룹을 포함해 여러 부서에서 진행되며 최대 20% 감원이 이뤄지는 부서도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올해 세계 PC 시장 위축으로 주력 사업인 PC 프로세서 부문에서 수요 급감에 시달리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3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6800만대로 1년 전에 비해 19.5% 위축한 것으로 집계했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도 인텔이 직면한 악재 중 하나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주 미국 기술 회사들과 중국 기업에 반도체 기술과 장비를 판매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놨다. 현지 수퍼컴퓨팅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을 노리던 인텔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월 인텔은 올해 매출 전망치를 종전 대비 10%가량 하향 조정했지만 실제 성적은 더 나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인텔의 3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15%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의 마진율 역시 과거 60%에 육박하던 수준에서 현재는 15% 수준까지 줄어든 상태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인텔은 순익 증진을 위해 감원에 나설 수 있음을 예고한 바 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2022회계연도에 지출을 줄일 것"이라며 "하반기에 취할 수 있는 추가 조치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맨딥 싱 애널리스트는 인텔이 대규모 감원을 통해 고정비를 약 10~1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인텔이 배당금 삭감에 나서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싱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 상장을 단행한다면 배당금 삭감 압력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텔은 모빌아이의 나스닥 상장을 신청한 상태다. 목표로 하는 시가총액은 300억달러(약 42조7350억원)로 올해 안에 상장이 이뤄진다면 올해 IPO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이 대규모 감원에 나선 것은 2016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인텔은 직원의 11%인 약 1만2000명을 잘라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소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올해 들어선 열악한 시장 상황과 침체 우려 속에서 채용을 중단한 상태였다.

인텔 주가는 올해에만 50% 넘게 떨어졌는데 지난달에만 20% 추락했다. 11일에는 0.63% 하락한 25.04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