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물 못내리게 하는 엄마, 30년 된 속옷도…아들 "따로 살고파"

/사진=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

'구두쇠' 엄마의 과도한 절약으로 고통받고 있는 형제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6일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에는 각각 초등학교 5학년, 2학년인 형제를 키우는 부모가 출연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와 만났다.


부모는 형제가 너무 자주 다퉈 고민이라고 했다. 특히 형이 동생의 머리를 때리고 발로 차는 등 폭력성을 보인다고 털어놨다.

다만 VCR로 관찰한 이 가족의 진짜 문제는 형제의 싸움보다 엄마의 과도한 절약이었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던 엄마는 인덕션 잔열로 데운 물을 욕실로 가져가 대야에 부은 뒤 세수를 했다. 이후 이 물로 발을 씻고 바닥 청소까지 했다.

심지어 변기 물까지 아꼈다. 소변은 한번에 내리지 않고, 가족의 소변을 모두 모아 물을 내려야 했다. 형제 역시 엄마의 방식에 따라 똑같이 대야에 받은 물로 세수하고 몸을 씻었다.


엄마는 30년째 입은 속옷도 있었다. 그는 "저는 돈 쓰는 게 어려운 것 같고 물건도 쉽게 버리지 못한다. 휴지로 입을 닦으면 바로 못 버리겠더라. 청소라도 해야 한다"고 고백했다.

절약에 집착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2학년 무렵 친정아버지가 주식으로 큰 손해를 보면서 처음으로 친정어머니가 우는 모습이 트라우마가 됐을 것"이라며 "결혼 전 직장 생활할 때도 월급의 90%를 저축하며 악착같이 살았다"고 털어놨다.

/사진=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

엄마는 과도한 절약으로 부부관계 역시 안 좋았다. 남편은 아내가 항상 돈 얘기를 하며 압박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고 했지만, 아내는 미래 지향형인 자신과 달리 남편은 현실 안주형이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금쪽이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깨끗한 물을 쓰고 싶다"고 호소했다. 엄마에 대한 감정을 묻는 말엔 "함께 있는 게 무섭다. 엄마랑 따로 살면 좋을 것 같다. 소원은 엄마가 나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엄마는 "절약 쪽으로만 너무 포커스가 들어간 것 같다. 잘했다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지만 이 부분을 확대해서 아이가 이렇다는 게"라며 제작진의 질문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은영 박사는 "살면서 절약하는 것이 아니라 절약 자체가 삶의 최우선 순위가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금쪽이 엄마는 지나치게 절약하다 못해 인색한 모습이다. 가족까지 과하게 통제한다. 돈에 대한 생각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금쪽이 엄마가 솔루션을 받을 자세가 안돼 있다며 "가난은 물려주지 않았지만 마음에 고통을 물려줬다는 걸 진심으로 느끼지 않으면 솔루션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