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전기차 탑재형 양방향 충전기 국내 첫 개발..V2G 구현 성큼

현대모비스 (240,500원 ▼3,500 -1.43%)가 차량과 전력망간 연결시스템인 'V2G(Vehicle To Grid)' 구현에 핵심 역할을 하는 전기자동차 탑재형 양방향 충전기(On Board Charge·OBC)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V2G'는 EV(전기차),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충전식 친환경차를 전력망과 연결해 주차 중 유휴 전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전력망을 통해 전기차를 충전했다가 주행 후 남은 전기를 다시 전력망으로 송전(방전)하는 방식으로 자동차가 움직이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런 과정에서 생긴 전력은 가정이나 마을 등에서 비상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기차 4대면 20가구가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분석이다.

실제로 관련업계는 'V2G' 적용 차량이 약 10만대 보급될 경우 화력발전소 1기의 발전용량에 준하는 500MW(메가와트) 수준의 전력을 확보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일반적으로 자동차 운행시간이 20% 이하이고 나머지는 주차를 하고 있기 때문에 'V2G' 시스템이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V2G'는 일본과 덴마크, 미국, 중국 등지에서 관련 시범사업이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V2G'를 구현하기 위해선 △충전식 친환경차△양방향 OBC △양방향 충전소 △방전 요금체계 등이 필요하다. 이 중 전력 변환의 핵심인 '양방향 OBC'는 시범사업 외엔 양산 사례가 거의 없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본격 보급이 되지 않은 차세대 부품이다.

전기차의 양방향 충전기(OBC) 등을 활용한 V2G(Vehicle To Grid) 개념도. 전기차의 유휴 에너지를 전력망(Grid)에 공급하면서 피크 타임시 여유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한국전력공사가 2015년부터 추진한 ‘V2G 실증사업’에 참여해 양방향 OBC 개발을 담당했다. 국내에서 양방향 OBC를 친환경차에 탑재해 안전성능을 검증하고 실증사업을 통해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방향 OBC’엔 직류와 교류를 양방향으로 변환하고 전압과 전력 주파수 등을 전력망과 동기화하기 위해 'AC(교류)↔DC(직류) 컨버터', '승압·강압 컨버터' 등 양방향 전력제어 회로가 적용됐다.

현대모비스는 가상 전력 시나리오에 따른 실차 검증을 올 초부터 들어가 지난달 말에 끝내고 한전의 실시간 전력데이터와 연동한 실차 검증을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실시 중이다.

실차 검증은 전용 충전소가 배터리 효율과 용량 등 차량의 전력 상태를 진단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전력 공급량과 비용, 부하량 등을 분석한 가상의 시나리오에 맞춰 최적의 'V2G' 스케줄이 만들어지면 차량은 이 데이터 신호를 받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게 된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양방향 OBC’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부품 크기는 기존 아이오닉(현대차 (249,500원 ▼500 -0.20%)) 친환경차의 단방형 충전기와 동일 사이즈로 개발됐다. 충·방전 출력은 모두 전기차에 적합한 6.6kW(킬로와트)급을 구현하면서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일본과 동등한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개발 성과를 통해 앞으로 2025년까지 30조원(26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V2G 포함 글로벌 'V2X(차량과 사물간 통신)' 시장에 한층 더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친환경설계실장인 안병기 이사는 "미래 스마트시티엔 수많은 전기차들이 동시 충전을 하게 된다"며 "이로 인한 전력 부하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V2G는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V2G는 2020년경 국내에서도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방향 OBC의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에너지 손실율도 한층 더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EV, PHEV용 단방향 OBC를 개발, 지난해부터 아이오닉과 기아차 (118,200원 ▲1,600 +1.37%) 니로 등의 차종에 공급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