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사장단 인사 '50대·외국인' 키워드 부각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왼쪽부터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사장,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 김경배 현대위아 사장, 문대흥 현대파워텍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 (249,500원 ▼500 -0.20%)그룹이 새해 신임 사장단 인사에서 재계 트렌드에 발맞춰 젊은 50대 전문 경영인을 전면에 배치했다. 또 해외에서 영입한 외국인 전문임원들을 발탁하는 추세도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은 5일 현대·기아자동차 시험·고성능차 담당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60)을 사장으로 승진·발령하는 등 5명의 사장단 승진 및 보직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 김경배 사장(53)을 현대위아 사장에 임명했으며 △현대·기아자동차 구매본부장 김정훈 부사장(57)은 현대글로비스 사장으로 △현대·기아자동차 파워트레인담당 문대흥 부사장(57)은 현대파워텍 사장으로 △현대건설 재경본부장 박동욱 부사장(55)은 현대건설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했다.

신임 사장단도 한층 젊어졌다. 올해 60세가 된 비어만 사장을 제외하면 모두 50대다. 평균으론 58세다.

독일 BMW에서 고성능차 개발 총괄 책임자로 일하다 2015년 현대차그룹으로 영입된 비어만 사장은 짧은 기간 내 현대·기아차 및 제네시스의 주행성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으로 옮긴 뒤에도 △고성능차 개발 △주행성능 개발 △차량시험 등을 총괄해왔다. 이어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을 선보였으며 지난해 'N' 라인업의 첫 모델인 'i30 N'을 유럽 시장에 내놨다.

이로써 현대차그룹 내 외국인 사장은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담당인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비어만 사장 두 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디자인·고성능 기술 경쟁이 심화하면서 현대·기아차가 외부에서 수혈한 베테랑 인재들도 등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신임 사장들은 경력과 출신학교도 쏠림 없이 각양각색으로 고르게 배치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현대·기아차와 계열사 간 유기적인 협력 강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또 외부 환경변화에 더욱 신속히 대응하고 미래 자동차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인사"라고 말했다.

한편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경영 현업에서 물러난다. 이 전 부회장과 김해진 현대파워텍 전 부회장, 정수현 현대건설 전 사장, 윤준모 현대위아 전 사장, 김태윤 현대자동차 전 사장은 각각 고문에 위촉됐다.

정수현 현대건설 전 사장은 현대차그룹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상근고문으로 위촉돼 앞으로 그룹 신사옥 건설에 힘을 보태게 된다.

이로써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은 기존 9명에서 7명으로 축소됐다. 부회장은 정의선(현대차 업무총괄), 윤여철(현대차 노무담당), 김용환(현대차 전략기획), 양웅철(현대차 연구개발총괄), 권문식(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우유철(현대제철), 정태영(현대카드) 등 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