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점심시간 1시간 앞당긴 이유는?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앞으로 점심시간은 오전 11시부터"

계속되는 한파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한국전력에 비상이 걸렸다. 피크타임에 몰리는 전력사용량을 분산하기 위해 사무실 실내온도를 18도 이하로 낮추고, 직원들의 점심시간을 한 시간 앞당기는 '고육지책'까지 동원할 정도다.

5일 한국전력 (19,800원 ▲170 +0.87%)은 동계 전력피크가 예상되는 1월6일부터 21일까지 15일간 전기소비 절약을 위해 12시~1시의 기존 점심시간을 11~12시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지난 여름철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했을 때도 직원들의 점심시간을 1시간 앞당긴 바 있다.

한전이 이같이 고강도 전력수요 분산에 나서는 것은 올 겨울 최대전력 수요가 7만2500MW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지난해 12월15일의 사상 최대 전력수요(7만1308MW) 기록이 조만간 깨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15일 오후 6시 예비전력은 4439MW로, 공급 예비율은 6.2%에 불과했다.

사무실 실내온도는 18도 이하로 맞췄다. 이 때문에 추위와의 전쟁을 벌여야 하는 한전 직원들에게 내복은 필수가 된 지 오래다. 한 한전 직원은 "내복은 물론 두꺼운 옷을 입어도 손이 곱아 일하기 힘들 정도"라며 "더 이상 공기업을 '신의 직장'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한편, 한전은 겨울철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전력피크가 300kW 이상의 일반용, 산업용 고객을 대상으로 약정고객이 기준 부하 대비 10% 이상 또는 3000kW이상 사용량을 줄일 경우 지원금을 지급하는 '주간예고 수요관리제'를 실시, 2000MW의 전력수요를 줄일 계획이다. 이 경우 공급예비율은 최대 2.8% 상승한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사용량이 증가하면 전기요금 상승뿐 아니라 수요충당을 위해 값비싼 연료를 이용하는 발전소를 추가로 가동해야 해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며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