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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수사 '친MB 기업 손보기' 오해 피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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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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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20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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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억울하게 당했다' 불신없도록 정치외풍 경계, 공정 수사해야…롯데는 지배구조 개선 속도 절실

롯데그룹 수사 '친MB 기업 손보기' 오해 피하려면
'C와 H, P, L.' 2013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 나돌던 증권가 찌라시(정보지)들은 일제히 검찰 수사 대상 기업들을 지목했다. 이명박(MB) 정부에서 급성장한 수혜기업인 만큼 기업 사정 우선 순위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C는 CJ, H는 효성, P는 포스코, L은 롯데 그룹의 약자다.

정보지에 언급됐던 기업들은 박근혜 정부에서 하나같이 검찰 수사 대상이 됐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딱 맞아 떨어졌다. 결과를 놓고보니 검찰 수사를 예견한 그 정보지는 요즘 시쳇말로 '소오름(놀라서 소름이 돋는다는 뜻)'이다.

박근혜 정부 집권 1년차였던 2013년 5월에는 CJ그룹을 쳤다. 검찰은 CJ그룹 본사와 경영연구소를 시작으로 2개월간 전면 수사를 벌였다. 수사에 착수한 지 40일만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속,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같은 해 10월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돈기업인 효성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고령·건강악화 등으로 법정구속은 면했지만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징역 3년, 벌금 1365억원 실형을 선고받았다. 포스코에 대한 수사는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해 1년 넘게 이어졌다. 포스코 본사와 해외법인은 물론 계열사, 협력사 등에 광범위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소환된 사람만 100명이 넘는다.

마침표는 롯데가 찍었다. 검찰은 지난 10일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호텔롯데·롯데쇼핑 등 핵심 계열사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역대 기업수사 중 최대 규모인 240여명의 검사와 수사관을 투입해 롯데 수사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시사했다. 처음부터 신격호·신동빈 회장 등 오너일가 자택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한 것도 이례적이다. 14일에는 롯데건설과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등 계열사 10여곳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바닥까지 훑는 저인망식 검찰 수사에 롯데그룹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이인원 부회장과 황각규 사장, 소진세 사장 등 그룹 주요 임원은 물론 신동빈 회장까지 줄소환 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에 직원들의 불안감은 더 크다. 롯데그룹 한 고위임원은 "(검찰이)30곳이 넘는 계열사를 털 줄은 몰랐다"며 "매일 일이 터지니 도대체 수사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파악조차 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강도 높은 롯데그룹 수사를 놓고 "홍만표·진경준 등 전·현직 검사장 사건을 덮기 위한 수사", "MB 등 전 정권 인사를 겨냥한 수사" 등 뒷말이 나온다. 롯데그룹 관련 새로운 범죄사실이 밝혀지면 검찰에 앞서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를 수차례 조사한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감사원 등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검찰이 이같은 논란에서 벗어나려면 '롯데가 억울하게 당했다'는 불신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정치적 외풍이 개입되면 '친MB 기업 손보기'로 밖에 비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번 수사는 롯데그룹이 형제간 경영권 다툼으로 자초한 측면도 있다. 롯데그룹은 거미줄처럼 얽힌 계열사 순환출자 구조는 물론 일본 롯데와의 지배구조를 정리해 국부유출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



  • 송지유
    송지유 clio@mt.co.kr

    머니투데이 산업2부 송지유 차장입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몰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유통산업을 비롯해 패션, 뷰티 등 제조 브랜드 산업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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