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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소비·가성비'…'日소비 구조조정'이 택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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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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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09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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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절벽을 넘어라]<2>-②日 최근 20년 간 가성비 뛰어난 기업 성공하고 고령층 소비 부각…韓도 日 소비트렌드 뒤따라가

[편집자주] 한국경제가 새해 거대한 변화의 파고에 직면한다. 바로 인구절벽과 이에 따른 소비절벽이다. 인구절벽은 15세부터 64세까지 이른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인데 올해가 그 원년이다. 전문가들은 2012년 이후 시작된 2%대 저성장 기조가 인구절벽으로 고착화될 수 있으며 특히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한국경제에 소비침체와 복합불황을 몰고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이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의 장기 저성장의 늪에 갇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머니투데이는 일본현지 취재를 통해 소비절벽의 원인과 현주소,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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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토 시게유키 일본 유통경제연구소 이사
일본 생산가능인구는 1996년부터 줄기 시작했다. 생산과 소비의 핵심 인력인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서서히 일본 실물 경제에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20년 전만 하더라도 일본 총인구는 늘고 있어 당시 생산가능인구 감소 효과는 과소평가됐다.

네모토 시게유키 유통경제연구소 이사는 "생산가능인구는 스스로 돈 벌어 옷, 집, 자동차를 사는 연령인데 그 수가 줄면서 자동차 구매, 주택 건설 등이 꺾였다"며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보다 심각하게 받아 들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청년 비정규직이 늘면서 평소에 입던 평상복으로 버티자 의류 판매 규모가 큰 백화점, 대형 슈퍼 실적도 떨어졌고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기업들과 유통업체 PB(자체브랜드) 상품이 각광을 받는 등 소비시장의 트렌드가 바뀌었다는 것.

1인 가구 역시 생산가능인구가 꺾였던 20년 전부터 일본에서 늘었다고 했다. 소비 단위가 가족에서 개인으로 바뀌면서 일본 기업들의 전략도 소량화·개인화로 바뀌었다. 가장 수혜를 받은 분야는 편의점이었다. 1인 가구가 청년층에 집중된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선 고령층의 편의점 소비가 많다.

이처럼 생산가능인구 감소 이후 '잃어버린 20년'을 겪으며 일본의 소비 트렌드는 상당한 변모를 겪어 오늘에 이르렀는데 키워드는 크게 2개로 요약된다.
2016년 12월 11일 찾은 도쿄 긴자의 초밥집에서 손님들이 서서 초밥을 먹고 있다./사진=박경담 기자
2016년 12월 11일 찾은 도쿄 긴자의 초밥집에서 손님들이 서서 초밥을 먹고 있다./사진=박경담 기자
우선 '절약 소비'다. 1990년대 부동산 버블 붕괴, 인구구조 변화로 일본 경제가 부진의 늪에 빠졌다. 기업 구조조정처럼 가계도 '소비 구조조정'을 했다. 버블 붕괴 직전인 1990년 일본 히트상품은 통나무집, 귀금속, 고급 그림 등이었지만 이후 '매우 싼 신사복', '68엔 버거' 등이 등장했다. 폭탄세일이라는 뜻의 '게끼야스'(げきやす) 상품들이다.

일본 소비자는 1990년대 후반부터 '값은 싸고 품질은 좋은' 제품에 지갑을 열었다. 의류회사 유니클로와 가구·가정용품 업체 니토리는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으로 성공한 대표 기업이다. GU는 모회사인 유니클로보다 더 저렴한 상품을 내놓으며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회사는 현재 소비를 유예하는 디플레이션 시대에 성장했다는 의미에서 '디플레 리더'로 불린다.

2000년대 중후반 이후에는 '제이타쿠' 현상이 나타났다. 허리띠를 졸라맨 일본인이 '소박한 사치'를 하는 행위다. 월급날 전후로 약간 비싼 물품을 구매하거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식이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경제 불황기를 거친 일본 젋은층은 절약에 익숙한 세대"라며 "소비를 해봐야 작은 사치인데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 소비시장의 유력 에너지로 부각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일본 가계의 변화는 기업 생산 전략과 맞물렸다. 기업은 원가는 낮추면서도 품질은 좋게 만들어야 하는 딜레마를 깨야 했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일본) 시장의 파이가 줄어들면서 기업 간 '우아한 경쟁'은 사라졌다"며 "체급별 경쟁도 없고 죽기 살기로 진흙탕에서 뒤엉켜 싸우는 '이전투구형 경쟁'이 일반화됐다"고 설명했다.
2016년 12월 14일 찾은 도쿄 스가모지장거리상점가의 한 식당에서 노인들이 대기하고 있다./사진=박경담 기자
2016년 12월 14일 찾은 도쿄 스가모지장거리상점가의 한 식당에서 노인들이 대기하고 있다./사진=박경담 기자
젊은층의 씀씀이가 줄면서 고령층이 소비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보유 자산과 연금수령액이 경제력의 기반이다.

노인 증가로 어른용 기저귀, 건강보조식품 시장이 커졌다. 고령층일수록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식재료, 전기·수도세에 지출하는 비용이 늘었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이동식편의점'은 최근 뜨고 있는 사업이다. '럭셔리 철도 여행', '손주와 함께 떠나는 여행' 등도 은퇴한 일본 노부부의 인기 상품이다.

고령층은 연령에 따라 다른 소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활동성이 상대적으로 나은 전기고령자(65~74세)는 여행, 자동차, 주류 등에 대한 지출 비중이 크다. 반면 후기고령자(75세 이상)는 소비 자체가 줄고 식비, 부의금, 묘지 비용 등에 돈을 더 쓴다.

20년 전 일본에서 나타난 현상들은 한국에서도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해 소비시장을 주름잡은 키워드는 가성비였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올해 소비 트렌드로 선정한 'B+프리미엄'은 작은 사치와 맞닿는다. 대중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고급화하는 전략이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는 "가격이나 품질이 어중간한 제품보다 가성비 제품, 고객에게 높은 성능을 제공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 등이 소비자 선택을 받을 것"이라며 "인구절벽, 저성장으로 인한 소비절벽은 피할 수 없는 가운데 질적인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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