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서~' 건보료 장기체납 사상 최대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건강보험료를 3개월 이상 장기 체납하는 지역가입자가 200만 세대로 사상 최대규모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는 체납보험료 외에 가산금과 병·의원 진료로 발생한 부당이득금까지 부과되면서 감당해야할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아예 납부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3월 현재 3개월 이상 보험료를 내지 않은 지역가입자는 220만 세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체납 기간 중 병원 진료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대신 납부한 본인부담금 환수 대상은 117만8000세대나 된다.

장기 체납자 규모는 2005년 195만세대, 지난해 209만세대와 비교할때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올해가 최대규모다.

특히 이번 부당이득금 부과대상이 2002년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병의원을 이용한 체납자 인점을 감안할때 누적규모는 더 커지게 된다.

건강보험법은 건강보험료 체납 3개월이 지나면 보험료의 5%, 6개월 이내면 10%, 6개월이 넘으면 15%를 가산금을 물리고 있다. 여기에 부당이득금까지 추가되면서 생계 문제로 건보료를 내지 못한 대다수 체납자는 납부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모 체납자는 병원 진료비가 늘어나면서 건보공단에 납부해야 할 금액이 9400만원에 이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부정기적으로 체납보험료 자진납부기간을 운영해 이 기간에 체납보험료를 내는 가입자에게는 부당이득금을 면제해주는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2001년, 2003년, 2005년 3차에 걸쳐 자진납부기간 운영을 통해 2160억원의 체납보험료를 걷었고, 991억원의 부당이득금을 면제해줬다.

복지부는 4차로 오는 23일부터 10월13일까지 자진납부기간을 운영한다. 일시납부가 곤란하면 24회까지 분할납부도 허용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경기악화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체납세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일부 악용하는 사례도 있지만 국민건강권 보호 차원에서 자진납부기간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