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석화, 말레이시아 석유화학기업 1.5조에 인수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롯데그룹 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 (119,200원 ▲5,100 +4.47%)이 말레이시아 석유화학기업인 '타이탄(Titan Chemicals Corp)'을 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 기업이 올 상반기 해외에서 성공한 인수합병(M&A) 거래 중 최대 규모다.

↑말레이시아 석유화학기업인 타이탄 공장 야경

호남석화는 16일 '타이탄'의 대주주인 챠오그룹 및 말레이시아 정부 국가펀드와 '타이탄 인수를 위한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호남석화는 이번 계약으로 타이탄의 주식 73%를 인수했으며, 앞으로 말레이시아 증권거래법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잔여지분을 공개 매수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럴 경우 타이탄의 주식을 최대 100%까지 인수할 수 있을 것이란 게 호남측의 설명이다.

이날 호남석화는 말레이시아 현지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 뒤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에 공시한다.

호남석화는 현대석유화학(2003년)과 케이피케미칼 (0원 %)(2004년 )에 이어 이번 타이탄 인수로 올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약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5년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타이탄은 생산규모와 시장점유율에 있어서 동남아시아를 선도하는 석유화학업체다. 지난해 매출액이 16억4000만달러에 달하며, 말레이시아 내 상장사 매출 기준으로 상위 30위에 올라있다. 말레이시아에선 폴리올레핀(PO) 시장점유율 40%, 인도네시아에선 폴리에틸렌(PE) 시장점유율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설명: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프르에 위치한 샹그릴라호텔에서 제임스 챠오 챠오그룹 회장(왼쪽)과 하마드 오스만 말레이시아 정부 국가펀드(PNB) 회장(가운데)와 '말레이시아 석유화학기업인 '타이탄' 인수를 위한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호남석화는 현재 에틸렌(석유화학 제품 생산의 기초 유분) 생산능력을 175만톤 규모로 키웠다. 이를 바탕으로 기초화학제품, 기능성수지, 정밀화학 제품을 생산 하고 있으며, 이 중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폴리프로필렌(PP),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등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완료할 경우 에틸렌 생산기준 247만톤, PE 180만톤, PP 138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호남석화 관계자는 "이번 타이탄 인수가 새로운 해외 시장 진출의 기틀이 될 것"이라며 "물류의 요충지인 동남아 지역에 교두보를 마련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것은 물론 지역별 생산제품 계열화 및 원료구매, 판매에 있어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동남아 시장에 대한 추가 투자와 중동 및 북아프리카 등 저가원료 구매가 가능한 지역에 생산기지를 확보해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확보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