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폴리시 '韓, 글로벌 경제위기 위너(Winner)'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누가 리세션(경기침체)을 이겼나'란 기사에서 한국을 경기침체를 이겨낸 7개국 중 한 곳으로 꼽았다.

격월간지 FP는 10일(현지시간) 펴낸 11월 호에서 2008년 이후 세계를 강타한 경제 위기를 극복한 국가로 한국과 폴란드, 캐나다, 스웨덴, 인도네시아, 터키, 멕시코를 선정하며 이들 7개국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켰다고 평가했다.


FP는 한국의 경우 연구 및 개발(R&D) 지출 확대, 원화 가치 하락 정책에 따른 수출 이익 전략 등을 발판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했다고 소개했다.

'선진 일등국가 진입'이라는 목표를 위해 R&D 지출 을 3.4%에서 5%로 높이고 혁신을 위한 보조금을 풍부하게 지급했다는 설명이다.

또 수출을 늘리기 위해 원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는 정책을 썼고, 이를 통해 삼성, 기아, 현대 등 한국 대기업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FP는 한국이 이 같은 과정을 통해 2009년 부유한 국가 중 처음으로 경기침체에서 벗어났고, 가계 소득도 11분기 연속 증가했다고 전했다. 9월에는 피치가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했다.

반면 한국이 풀어야 할 과제로는 내수 부진과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 부채 비율을 꼽았다.

폴란드도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 2008~2011년 4년간 폴란드는 15.8% 성장률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유럽연합(EU)의 국내총생산(GDP)이 0.5%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경제 위기가 가장 극심했던 2009년, 폴란드는 EU 회원국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폴란드의 기민한 통화, 재정정책과 낮은 부채비율, 기업들의 수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넓은 내수 시장을 폴란드 성공의 요인을 꼽고 있다.

그러나 폴란드도 최근 2013년 성장률을 2.9%에서 2.2%로 하향 조정하는 등 녹록치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막대한 국가 채무와 저성장으로 고전하던 캐나다는 지난 7월 평균 소득이 미국을 처음 추월했다. 정부 재정적자를 미리 감축해 경기침체가 닥쳤을 때 경기 부양책을 더 폭넓게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스웨덴도 1992년 금융 위기와 부동산 버블붕괴로 다른 국가들보다 앞서 과정을 겪어 낸 게 이번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오히려 약이 됐다.

이밖에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매년 4.5% 이상을 달성, 지난해 G20(주요 20개국) 가운데 중국 다음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터키는 지난 10년간 유럽 금융시장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된 덕분에 국내총생산(GDP)과 1인당 국민소득을 거의 3배로 늘렸으며, 멕시코 경제도 계속해서 붐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