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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창조금융'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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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승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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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4.1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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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금융지원 '창조기업' 선정기준 모호… "정부 눈치보기" 비판도

은행권에 '창조금융' 바람이 불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국정목표로 내세우면서 은행들도 저마다 정부 흐름에 발맞춰 움직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시중은행이 명확한 개념도 모른 채 무리한 홍보에만 치중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 특히 창조기업 선정방식조차 모호한 상황에서 관련 상품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모습이다.

◆창조금융 핵심은 신기술?

은행들의 창조금융 바람은 올해 초부터 본격화됐다. 시중은행들이 제시한 창조금융의 핵심은 신기술 지원이다. 신기술이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중소기업과 창업자들이 설립 초기단계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주겠다는 게 주요골자다. 이를 통해 창업과 성장, 일자리 창출 등 중소기업의 선순환 구조를 시스템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은행별 상품을 보면 산업은행은 지난 3월 특허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적재산권(IP) 담보대출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특허 등 우수 IP를 보유한 중소·중견기업이 부동산 담보 없이 IP가치평가를 통해 최대 20억원까지 대출해준다.
 
가치평가는 특허청 지정 기술평가기관 중 산업은행과 협약을 체결한 평가기관이 수행하며, 산업은행은 대출신청기업의 IP가치를 금액으로 평가해 대출을 시행한다. 또 특허청과 산업은행은 특허 담보대출 부실을 대비하기 위해 회수지원펀드를 운영키로 했다. 회수지원펀드는 부실이 발생한 업체의 특허를 산업은행이 사들이는 펀드로 특허청이 50% 이상, 산업은행이 20% 이상의 비율로 출자하는 방식이다. 금액은 약 200억원 규모다.
 
KB국민은행도 우수기술 또는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KB Pre-Start 기술보증부대출'을 출시했다. 대상자는 '중소기업 창업지원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IP사업화·신성장동력 창업, 녹색성장·지식문화·이공계출신·1인 창업·뿌리산업 창업, 벤처창업교실·기술창업아카데미 등 공공기관 및 대학 등이 운영하는 창업교실을 이수한 창업기업이다.
 
대출한도는 기업당 최대 5억원 이내에서 원재료 구입, 생산·판매활동에 필요한 운전자금과 건물, 기계 등 고정적인 기업설비의 취득 등에 소요되는 시설자금으로 지원된다. 또 최대 연 0.9%포인트 이내에서 금리할인을 제공하고, 기술보증기금은 신용보증료 연 0.5%포인트 우대 및 창업 멘토링을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중소기업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신설(청년창업), 성장(연구개발, 수출), 성숙(일자리 창출) 세단계를 설정, 맞춤형 금융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신기술이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기업 등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기업들이 초기단계에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도 강화했다. 자금규모는 총 1조6000억원이며 사업 성향에 따라 금리우대도 해준다.
 
IBK기업은행은 일자리 창출 및 경제회복에 밑거름이 되는 벤처·지식문화 분야 등 창업기업에 1조원을 지원하는 'IBK창업섬김대출'을 내놨다. 5년 이하의 중소기업으로 신용보증과 기술보증기금, 지역보증재단 등과 연계해 각 분야에 맞춰 지원한다. 특히 창업 2년차의 경우 생존율이 낮아지는 특성을 반영해 대출기간을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대출금리도 보증기간에 따라 0.5~1.0%포인트 자동 감면해준다. 여기에 보증서 발급보증료도 최대 0.8%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지식서비스와 문화콘텐츠 및 제조업을 영위하는 만 39세 이하 예비창업자 및 창업 3년 이내 기업을 대상으로 '우리청년전용창업대출'을 판매중이다. 이 상품은 3년간 연 2.7%의 고정금리로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하며, 중도상환수수료도 전액 감면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 3월29일 벤처중소기업센터를 방문해 예비창업을 준비중인 숭실대 학생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 3월29일 벤처중소기업센터를 방문해 예비창업을 준비중인 숭실대 학생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창조금융 개념 찾기에 골몰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창조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강조하지만, 알고보면 지원대상이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평가기준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 평가기관으로부터 창조기업으로 인정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자금지원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평가기관들은 창조기업에 대한 명확한 평가기준이 없다고 반문한다. 또 중소기업과 창업자의 신기술 인증여부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대외적으로는 창조기업에 지원하는 것처럼 홍보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과거와 같이 중소기업과 창업자 대출 지원만 계속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직까지 창조금융에 대한 개념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KB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은행 등 시중은행 5곳에 문의한 결과 창조금융에 대해 명확한 개념을 갖고 있는 곳은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창조금융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취재해서 알려 달라"고 요청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이는 평가기관도 마찬가지다. 평가기관 관계자는 "아직 (창조금융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현재 창조기업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증기금 관계자는 "은행들이 평가기관을 통해 창조기업을 선정하고 있다고 홍보하는데 우리도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는지 모른다"면서 "그들이 선정한 창조기업은 우리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마다 창조금융위원회를 설립해 개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정부정책을 외면할 수도 없어 그나마 창조금융과 가장 흡사한 모델을 선택해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정책에 맞는 금융상품을 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창조금융은 정부눈치 보기에 급급한 은행들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보다 명확한 기준을 통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곳에 자금이 지원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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