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M·K 결투? 경선 시작되면 달라질 것"

흔히들 6.4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M(정몽준 의원)·K(김황식 전 총리) 결투'라고 부른다. 정 의원과 김 전 총리, 두 사람의 당 안팎 지지세가 두터운데다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아는 사람들은 "속단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여권에서 손꼽히는 경제 전문가이자 서울의 재선의원 출신으로 정책과 현장을 꿰고 있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언변에 전당대회에서 전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정치력과 당내 영향력을 동시에 갖췄다. '이변'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경선 시작되면 달라질 것…관광·의료·금융 육성"=
11일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최고위원은 "경선의 장이 펼쳐지면서 일반시민들의 관심이 고조되면 (제품의) 사양을 따져보게 될 것"이라며 "노트북을 살때도 사기 전에야 그냥 보고 다니지만 사려면 메모리, 하드는 얼마나 되는지, 배터리는 얼마나 가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느냐"고 했다.


후보자들을 꼼꼼히 따져보는 국면이 되면 유권자들의 선택이 달라질 것이라는 얘기다. 대권을 노리는 다른 후보들과 다르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서울 시민의 삶을 365일 24시간 발로 뛰어 서울의 혁명 만드는 첫 시장이 되겠다"면서 "대권에 정신 팔려서 삶을 내팽개치는 시장을 몰아내겠다는 그런 생각으로 출마했다"고 강조했다. 대권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다른 경쟁자들을 한꺼번에 겨냥한 것이다.

본선 경쟁상대인 박 시장에 대해서는 "사회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소통의 위한 노력을 한 것은 강점"이라면서도 도시를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는 낙제점을 줬다. "1000만 시민의 삶을 돌봐야하는 것이 서울시장의 포기할 수 없는 직무인데 일자리의 문제, 전월세의 문제, 안전의 문제 등에 모두 소홀했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우리 경제의 2분의 1을 차지하는 서울이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경제성적표(1인당 GDP)에서 당연히 1등을 해야 하는데 울산 전남 등에도 못 미치는 5등"이라며 "이건 서울시장의 몫인데, 일을 더 하셔야 했다"고 꼬집었다.

자신은 △관광 △의료 △금융 등 서비스산업을 통해 서울이 다시 뛰게하겠다고 했다. 서울에서는 굴뚝산업을 세울 수도 없고 세워서는 안되는 상황에서 해답은 서비스 산업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경제와 현장을 모두 잘 아는 자신이 해내겠다는 것이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서울 도심 한 가운데 한류의 메카가 될 대규모 한류 복합 시설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대장금 등 한류는 있지만 이를 관광으로 끌어들이는 유인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365일 24시간 한류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어디에도 없다"면서 "한류를 통해 (현재 1100만명 수준인) 관광객을 2000만명까지 늘릴 수 있다"고 호언했다.

의료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인 우리 의료 기술을 서울시의 공신력과 결합시키는 모델을 제시했다. 이 최고는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을 가진 우리 대학병원, 의사들로 이뤄진 대규모 유치단을 꾸릴 것"이라며 "서울시의 공신력이면 의료환자를 100만명까지 끌어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금융허브 정책과 관련해서는 "노무현 정부 때는 잘 안됐지만 중국이 성장한 지금은 다르다"면서 "위안화 거래소도 만들고, 해외로 나가려는 중국 금융기관들과 중국 진출을 노리는 서방은행들의 아시아 헤드쿼터를 유치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뛸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 재개발, 전혀 다른 그림 그릴 것"= 이 최고는 서울시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뉴타운 문제를 꼽았다. 해법으로는 "해제를 원하는 곳은 빨리 해제될 수 있도록 돕고. 추진을 원하는 곳은 추진에 날개를 달아드리는 투트랙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용산 재개발과 관련해서는 "이해 관계가 전혀 다른 아파트 단지하고 코레일 부지하고 묶어 추진했던 것이 재앙"이라며 "아파트 재건축과 코레일 부지를 문제를 각각 해결하는 전혀 다른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이 되면 코레일 사장과 협의를 할 것"이라며 "최연혜 코레일 사장도 좋은 계획을 많이 갖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세빛 둥둥섬에 대해서는 아디이어는 좋았지만 접근성의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를 방치해두고 있는 박 시장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최고는 "입지 선정 자체가 난감한 것이긴 했지만 그걸 전임 시장의 역점 사업이었다는 이유만으로 2년 가까이 사실상 방치한 것은 현시장의 실책이고 직무유기"라는 주장이다. 이어 "현재 상태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가능한한 개장을 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텃밭으로 활용되고 있는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 등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이 최고는 지난 1월 정몽준 의원의 지역구로 인사를 한 것과 관련해 '서울시장 후보와 지역구 의원 자리를 바꾸는' 빅딜설이 불거진 데 대해서는 "계약 시점상 정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절대로 안하겠다고 하던 때였다"고 재차 강조하고, "(동작구로 이사를 한 것은) 고등학교를 다니는 아이의 통학 시간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민주의 필요성을 역설해온 이 최고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문제도 일률적인 규제가 아닌 상생의 협력 모델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최고는 "어떤 상인분이 마트와 전통시장이 공동으로 서로 없는 제품을 함께 팔게하는 '공동 구매 데이'를 해달라는 말씀을 하시더라"면서 "서로 협의하게 해서 상생 모델을 찾도록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