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의 혁명' 아마존을 위협하는 삼성전자의 역공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가 'MS리더'로 모바일 세계의 왕자로 군림해보려고 시도한 이래 수없이 등장한 독서단말기는 모두 참패했다. 꺼져가던 불씨를 제대로 지핀 것은 아마존이었다.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디바이스(D)의 연결구조로 일원화된 아마존의 '킨들'이 출시된 것은 2007년 11월이었다.

아마존의 꿈은 무엇일까? 그걸 알려면 킨들의 개발자인 제이슨 머코스키가 아마존의 전자책의 혁명 과정과 책 세계의 미래를 예측한 '무엇으로 읽을 것인가'(원제: Burning the Page, 흐름출판)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아마존은 '한 권의 책'을 꿈꾼다. 미래에는 단 한 권의 책, 그 안에 다른 모든 책이 포함되는 책이다. 저자는 이것은 '책을 위한 페이스북'이라고 부른다. 그 책에서 독자는 "어떤 책을 읽기 시작해서 링크를 따라가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책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것은 참고문헌 링크이거나 작가에게 영향을 미친 책의 링크이거나 독자가 쓴 주석의 링크일 수도 있다. 링크를 타고 앞으로 가거나 뒤로 가면서 계속 책을 읽을 수 있다. 그것은 말하자면 책을 위한 소셜 네트워킹"이다.

한 권의 책이 완성되려면 아직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을 쓸 당시에 전체 3500만 종의 종이책 중에 킨들의 종이책은 180만 종에 불과했다. 나머지 95%의 책을 디지털화하는 데에도 장구한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팔릴 수 있는 책부터 디지털화하다 보니 '소설, SF소설, 연애소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포르노물'이 대부분인 것부터가 한계다.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저자가 밝히듯 '전자책 혁명의 핵심적인 모순'이다.

이밖에도 모순은 많지만 당장 아마존에는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아마존은 대형 출판사인 아셰트와 분쟁을 벌이고 있다. 약 7만 개에 이르는 출판사들의 책을 판매하면서 신간 판매 시장의 41%를 차지하는 '골리앗'인 아마존에 '다윗'에 불과한 출판사들이 달려드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인내심에 한계에 느낀 출판사들의 강력한 저항이 꿈틀거리고 있다. 게다가 아마존의 판매 거부로 타격을 입게 된 말콤 글래드웰, 제임스 패터슨, 조앤 K. 롤링 등 유명 저자들의 잇따른 비판도 아마존에게는 악재다.


가장 큰 부담은 삼성전자와 반스앤노블이 태블릿PC 공동 브랜드인 '갤럭시탭4 누크'의 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전자책 시장의 역공에 나선 것이다. '갤럭시탭4 누크'는 삼성전자의 7인치 태블릿PC인 '갤럭시 탭4'에 300만 권 이상의 책을 볼 수 있는 반스앤노블의 누크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다음 오는 8월 초부터 미국 전역 700여 개 반스앤노블 매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이 역공이 성공한다면 아마존은 '전자책 혁명'에서는 승리하고 전쟁에서도 패배할 수도 있다. 이 싸움의 귀추가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