뺏긴 대우, 뺏은 우투…LIG넥스원 희비쌍곡선

머니투데이

유다정 기자

오랜 시간 궁금증을 자아낸 LIG넥스원의 IPO(기업공개) 주관사 선정 결과가 알려지면서 KDB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희비가 엇갈렸다. 대우증권은 원래 계약관계였던 고객을 뺏긴 처지가 됐고 우리투자증권은 경쟁사로부터 딜을 쟁취한 기쁨을 맛보게 됐다.

LIG넥스원은 20일 IPO 대표주관사로 우리투자증권, 공동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우리투자증권,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투자증권, JP모간 등 국내외 증권사 6곳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PT)을 실시한 후 두 달 동안 선정결과를 발표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이날 선정결과를 통보했다.

LIG넥스원은 지난 2011년 대우증권과 주관계약을 체결했으나 이후 재무적투자자를 유치하면서 IPO 관련 사항이 원점으로 돌아갔고 이번에 재선정에 나섰다. 계약은 파기됐어도 기존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내심 기대했던 대우증권은 상장 주관사로 선정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김기범 사장이 임기를 8개월이나 남기고 지난달 돌연 사퇴하면서 내부 분위기가 흐트러진 것이 일정부분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은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삼성SDS와 제일모직(옛 에버랜드)의 대표주관 자리를 모두 한투와 대우증권에 내준 우투는 내년 빅딜로 떠오른 LIG넥스원을 잡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이 프리젠테이션 현장에 참여해 적극적인 거래수임 의사를 피력한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순수 방위산업체로는 국내 첫 IPO 사례인 만큼 방위산업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충분히 이해하는 주관사를 검증하기 위해 심사기간이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숏리스트에 포함된 유일한 외국계 증권사였던 JP모간 역시 유력한 주관 후보로 손꼽혔으나 순수 방위산업체라는 점때문에 외국계가 주관사로 참여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이 대두되기도 했다.

LIG넥스원은 늦어도 2016년 상반기 전까지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LIG넥스원의 예상 시가총액을 2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