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하나씩 베일벗는 반등재료들

현대차 (261,000원 ▼4,000 -1.51%)가 4491억원, 기아차 (122,000원 ▼400 -0.33%)가 2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했다. 주가도 이에 화답하고 있다. 11일 오전 11시10분 현재 현대차는 4.8%, 기아차는 2%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장초반 약세에서 일제 강세로 돌아선 것.

지난달 하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약속한 주주가치 제고방침이 약 2주만에 구체화된 셈이다. 국내 대형종목들이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이번 주 삼성SDS와 내달 제일모직이 잇따라 상장된 후 내년 초면 삼성전자에서도 주주가치 제고방안이 구체화된 내용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증시 전반에 걸쳐 실적모멘텀은 여전히 약한 상태이지만 국내 증시의 재평가 및 반등시도를 위한 환경이 내부에서부터 하나씩 마련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오전 11시10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0.19% 오른 1961.90을 기록 중이다. 지난 6일 이후 4거래일 연속으로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말 이후 한 달여 기간 동안 하루 이상 강세가 지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강세가 더 의미가 깊은 것은 전일 한국·중국 FTA(자유무역협정) 타결소식에 1% 가까이 급등한 이후에도 반등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에 드리워진 먹구름도 조금씩 해소되는 분위기다. 현재 코스피에서는 대형주, 중형주, 소형주지수 모두 고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수흐름보다 증시의 분위기를 더 잘 증명하는 것은 상승종목의 수다. 현재 코스피에서는 상승종목이 450개로 하락종목(334개)를 웃돌고 있다. 현재 약세를 보이는 업종은 전기전자, 철강금속, 비금속광물 등 일부에 불과하다. 종이목재, 기계, 통신 등 업종이 약세이지만 그 낙폭은 보합수준에 그치고 있다.

유럽·미국·일본발 악재에 3연타를 맞고 한 달 이상 시름하던 코스피도 대내외 환경변화로 모처럼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주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 급랭에 영향을 미쳤던 엔화약세에 대한 우려는 불과 1주일만에 수그러들었다.

현대차, 기아차의 대규모 자사주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노력,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과정에서의 주주가치 상승기대감 등에 더해 그간 우리 증시에 비우호적이었던 대외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유안타증권이 글로벌 투자정보업체 데이터스트림의 자료를 인용해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모멘텀 지수는 신흥국·유로존 지수의 반등세에 힘입어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지표가 기대 이상 수준으로 올라선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중국의 10월 수출의 전년 동월대비 증가율은 11.6%로 시장전망치(10.6%)를 웃돌았다. 유럽 PMI(구매자관리지수), 소비자기대지수가 반등세를 보인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데이터스트림이 집계하는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지수 역시 미국달러 강세가 본격화되기 전인 9월 중순 수준으로 떨어진 부분도 눈에 띈다.

이같은 요인이 의미가 있는 것은 우리 증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10월 2조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코스피를 2020선에서 1900선으로 끌어내린 주체가 외국인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대외환경 개선이 우리 증시에 미칠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법도 하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모멘텀이 연중 최고 수준으로 확장되고 금융리스크가 완화됐다는 사실 그 자체도 긍정적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이같은 변화가 외국인이 매수포지션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신흥국 경기 서프라이즈지수는 국내 외국계 자금동향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며 "해당 지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향후에도 추가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글로벌 매크로 환경개선에 힘입어 규칙적 투자행태를 보이는 외국계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특히 리스크지표 하락과 관련해 9월 1조원이상 순매도했던 유럽계 자금흐름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