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개인 순매수 상위20개, 죄다 '마이너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MTIR sponsor

코스피가 최근 한 달간 2100선에서 2000선까지 4% 넘게 조정을 받은 가운데 개인과 외국인·기관의 순매수 상위종목에서 엇갈린 흐름이 눈에 띈다. 개인 순매수 상위종목은 최근 한 달간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인 반면 외국인, 기관 순매수 상위종목은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4일 한국거래소와 투자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달 2일 2107.33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이달 3일 2008.49까지 4.69% 하락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8092억원, 1조808억원씩 매물을 쏟아낸 반면 개인은 3조55억원을 순매수, 외국인·기관의 매물폭탄을 받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개인이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3768억원) SK하이닉스 (189,900원 ▼3,100 -1.61%)(+2943억원)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2731억원) 제일모직 (151,800원 ▼1,300 -0.85%)(+2485억원) 현대건설 (34,250원 ▼850 -2.42%)(+2119억원) 한미약품 (324,500원 ▲2,500 +0.78%)(+1881억원) 등이다. 개인 순매수 상위종목 중 이들을 포함한 13개 종목이 외국인, 기관의 순매도 상위 20개 종목과 일치한다.

이들 개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7.49%로 저조했다. 이는 지난달 초부터 전날까지 주가 등락율을 단순평균한 수치다.

한미약품의 주가가 한달새 26.86%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삼성SDI (431,000원 ▼10,500 -2.38%)(-26.76%) 두산인프라코어 (8,460원 ▼270 -3.09%)(-25.70%) 롯데케미칼 (119,200원 ▲5,100 +4.47%)(-25%) SK이노베이션 (107,700원 ▼2,000 -1.82%)(-24.08%) LG이노텍 (238,500원 ▼5,000 -2.05%)(-22.17%) 등이 부진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개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최근 한 달간 주가가 오른 종목은 단 하나도 없었다.

반면 기관 순매수 상위종목 20개에는 OCI(+1943억원) 엔씨소프트(+1424억원) 아모레G(+1323억원) 오리온(+1172억원) 등이 있다. 기관의 20개 순매수 상위종목은 한 달간 평균 2.79%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4.69%)과 비교해 7.48%포인트 높은 것이다. 기관 순매수 상위종목 중 LG유플러스(+18.9%) KT&G(+16.47%) LG하우시스(+14.75%) 코웨이(+12.95%) 등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에는 현대차(+3275억원) 현대모비스(+2226억원) SK이노베이션(+1897억원) 아모레퍼시픽(+1751억원) 한국전력(+1450억원) 등이 올랐다. 이들의 한 달간 수익률은 마이너스 3.64%로 개인 순매수 상위종목의 수익률이나 코스피 수익률에 비해서는 높았으나 기관이 사들인 종목에 비해서는 낮았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 중 수익률이 양호한 종목으로는 호텔신라(+15.13%) 한국전력(+12.62%) 삼성SDS(+12.52%) KT(+9.15%) LG생활건강(+8.17%) 등이 있다.

이같은 수익률 차이는 대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관·외국인이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주력으로 삼은 반면 개인은 낙폭과대주를 쫓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이 주로 사들인 낙폭과대주는 대외변수에 민감도가 높은 대형수출주가 많다. 이들 대형수출주는 지난 한 달간 조정장세에서 큰 폭의 조정을 받았고 개인의 손실도 그만큼 커졌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점 고객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나가봐도 개인들의 질문은 주로 낙폭과대 대형주에 쏠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미 많이 오른 종목을 따라가기보다 중장기적 측면에서라도 대형주를 매수하는게 낫지 않냐는 질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낙폭과대주에 관심이 쏠린 개인에 비해 외국인은 경기민감주를 팔고 방어주로 수익을 실현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선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기관은 중소형주펀드를 중심으로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시장에서 적극 매매했을 뿐 코스피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방향성이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