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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노을 형무소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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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노을 형무소를 향하여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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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3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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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노을 형무소’ 이병철(시인)

[편집자주] <font color=green>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font>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노을 형무소를 향하여
‘먼 마을’과 ‘노을 너머’에 있는 ‘수런거리는 것들’ 속에 내가 들어가지 못하고 이만큼과 저만큼의 ‘거리’라는 공간적 경계에 서 있을 때가 있다. 그런 일은 한두 번이 아니기도 한 것이어서 시시때때로 느끼게 되는 외로움이란 건 필경 그 탓일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해질 무렵에 그립지 않은 것이 있는가 말이다. 우리의 귀소본능 만으로도 해질 무렵이면 이쪽에서 저쪽으로 혹은 저쪽에서 이쪽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것 아니던가 말이다.

‘나’의 죄라면 ‘수런거리는 것들’을 좇아간 것뿐이다. 그것들은 전부 ‘노을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가중 처벌을 내린다면 그 또한 ‘혼자된 사람은 누구나 죄인’인 탓 정도겠으나 노을까지 훔쳤으므로 ‘나’와 ‘당신’ 유죄임을 인정하자. 그리하여 저, 노을 형무소를 향해 오늘도 뚜벅뚜벅 걸어들어 가지. 봄날 외로움에 극형을 언도하자.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노을 형무소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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