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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약하지 않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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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약하지 않은 꽃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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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1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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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들꽃’ 구광렬(시인)

[편집자주] <font color=green>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font>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약하지 않은 꽃
그래, 내가 나 아니고 우리인 국민이기도 하다. 지금 여기 이 나라에 살므로 개인이기 전에 국민이라는 주인이 된다. 저 자운영 또한 들에 피었으므로 자운영이기 전에 들꽃이다. 들판의 주인인 셈이다. 저 꽃의 힘은 하나가 피고 이어 셋이 피고 급기야 논두렁을 덮고 자운영 꽃밭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누가 거두어 주지 않아도 밀밭 옆이든 빈 논이든 너나 할 것 없이 다투어 일어나서는 저희들 세상을 만드는 힘이다. 논바닥을 갈아엎어도 되살아나는 독사풀의 생명력도 저 여리디여린 자운영 꽃들의 뜨거움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 보라, 어디에 독사풀이 고개나 내밀고 있는가 말이다. 꽃을 꽃으로 볼 때 꽃은 약하다. 국민을 개인으로 볼 때 또한 나는 약하다. 그러나 보라. 진정한 힘은 겉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 가슴에 품고 사는 광기의 힘이 하나가 될 때라는 것을.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약하지 않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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