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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금융사에 "1000만원대 비용 내고 박람회 참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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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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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7.18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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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10월 '금융상품 박람회' 개최 추진…주관인 금융사보다 후원인 금감원이 주도, 전시성 행사 우려

오는 10월에 은행·증권·보험 등 전 금융업권이 참여하는 '100세 시대 금융상품 박람회'가 열린다. 고령화 시대에 국민들에게 다양한 연금상품을 소개한다는 취지다. 금융회사들이 주관하고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후원하는 모양새지만 실제로는 금감원이 행사를 기획해 금융회사들을 동원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금감원, 공문 보내 하루 1000만원대 부스 2개 설치 요청=17일 금융당
금감원, 금융사에 "1000만원대 비용 내고 박람회 참여하라"
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전 업권의 주요 금융사와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유관기관을 소집해 '100세 시대 금융상품 박람회' 개최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협조를 요청했다. 금감원은 국민들에게 연금상품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오는 10~11월 사이에 서울, 광주, 대구에서 3회에 걸쳐 박람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박람회가 금융개혁 성과를 내세우기 위한 전시성 행사로 기획됐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매년 20개의 금융관행 개혁 과제를 선정해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20대 금융관행 개혁 가운데 포함된 연금가입자의 권익 제고 방안을 위해 박람회를 열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회사들이 금감원의 전시성 행사에 어쩔 수 없이 동원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이 행사 기획의도와 진행 방향 등을 모두 정한 채 연금상품을 판매하는 전 업권의 30~40개 은행, 증권사, 보험사를 불러모아 박람회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요청은 사실상 지시나 마찬가지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금감원은 금융상품에 대한 인허가 권한과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 및 제재 권한을 갖고 있어 무엇을 하자고 요청하면 거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회사 관계자는 "금감원은 강제가 아닌 참여 '권고'라고 하지만 요청을 받은 곳 중에서 못하겠다고 할 곳은 없을 것"이라며 "금감원이 개혁 과제의 성과를 내기 위해 만든 행사에 금융사들이 동원돼 들러리를 서는 꼴"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박람회 설명회에서 배포한 안내문을 통해 각 금융회사에 기본적으로 부스 2개를 설치할 것을 요청하고 원하면 4개까지 설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부스 설치비는 기본 2개당 하루에 1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비용은 전적으로 참여하는 금융회사 몫이다. 금융회사는 박람회에 참여하기 위해 비용을 들여 부스를 설치하고 행사기간 중 상품을 설명할 PB(프라이빗뱅커) 등 인력 7~8명을 배치해야 하며 각종 경품과 이벤트 등을 준비해야 한다.

◇연금가입자 권익제고 방안이 박람회? 실효성 논란=금감원이 준비하는 행사가 목표한 대로 연금가입자의 권익을 제고하는데 효과가 있을지도 미지수다. 행사 참여를 요청받은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요즘은 온라인을 통한 정보 공유가 활성화돼 있어 필요한 정보는 이런 행사가 아니라도 온라인에서 더 상세히 제공된다"며 "오프라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해도 굳이 행사장을 찾기보다 가까운 금융회사를 방문하는게 더 빨라 이런 행사장에는 실제 수요자보다 경품만 노리는 '체리피커'(자기 실속만 차리는 소비자)만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상품 박람회가 금융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큰 효과가 없어 금감원이 지난해 말 행사를 기획하겠다고 할 때부터 반대 의견을 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며 "전 금융권이 참여하는 큰 행사인데도 금융회사들이 참여하는 최소한의 TF(태스크포스) 운영조차 없이 금감원이 일방적으로 행사를 결정해 통보했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 업권이 참여하는 행사다 보니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긴 했지만 일부 소통이 제대로 안 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업계의 부담을 감안해 참가비용도 상당 부분 절감했고 앞으로 세부적인 행사와 부스 운영 등은 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상품 박람회를 기획하는게 금감원이 할 역할이냐는 비판은 여전히 높다. 지금 온라인에서 제공하고 있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수익률을 좀더 이해하기 쉽도록 개선하고 접근성을 높이도록 홍보를 강화한다거나 금융회사들이 퇴직연금 설명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전시성 행사를 개최하는 것보다 연금가입자의 권익 제고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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