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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크리스마스 선물이라더니…" 성장통 겪는 한미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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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기용 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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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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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크리스마스 선물이라더니…" 성장통 겪는 한미약품
"신약개발 과정에서 새로운 위험과 경쟁이 갑작스럽게 출현할 가능성은 언제나 있는 일이다. 3세대 폐암 신약 '올무티닙'(제품명 올리타) 개발을 포기하기로 한 베링거인겔하임의 결정을 존중한다."

개천절 연휴를 하루 앞둔 2일. 이관순 한미약품 (360,500원 상승14500 -3.9%) 대표는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 섰다. 지난 1년간 8조5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신약 기술수출을 성사시킨 주역인 이 대표의 목소리는 떨렸다.

"세계 시장에서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기존 치료제가 없는 혁신신약)로 평가받는 신약이라는 점에서 애착이 많은 약물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의 계약해지 결정을 알리면서도 이 대표는 올무티닙에 대한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올무티닙은 말기 폐암 환자들에게 구세주와 같은 존재로 평가됐다. 3월 방한한 게르드 스텔 베링거인겔하임 부사장은 한미약품과의 계약 과정을 거론하며 "차기 신약 후보물질을 찾던 중 한미의 3세대 표적항암제를 알게 됐다.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 같았다"고 극찬했다.

한미약품이 천당과 지옥을 맛보고 있다. 지난달 29일 제넨텍과 8억3000만 달러 규모의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할 때만 해도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리더로 평가받았지만 하루 뒤인 30일 계약 파기 공시로 파렴치한 내부자 거래 및 시세조종(주가조작)을 저지른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

한미약품이 주가 부양을 위해 공시 시점을 고의적으로 조정했다면 명백한 시세조정에 해당돼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이 부분은 금융당국이 전방위 조사에 나선 만큼 사실 여부가 곧 드러날 것이다.

한미약품에 더욱 치명적인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술수출 성과가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액을 7억3000만달러로 밝혔지만 정작 계약파기를 공시하면서 수익규모가 6500만달러라고 공개했다. 계약금 5000만달러와 마일스톤(단계적 기술수출료) 1500만달러를 합친 금액인데 계약 총액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난관을 뚫고 상업화 단계에 도달해야 받을 수 있는 금액을 보장받은 수출 규모로 발표해 실적을 부풀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미약품도 이 같은 비판을 피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하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 봐도 한미약품이 거둔 성과는 폄훼할 수 없다. 의약품 시장분석기관 퍼스트워드파마(Firstword Pharma)가 발표한 '2015년 의약품 기술계약 순위'에서 한미약품은 상위 30위 가운데 3건의 계약을 올렸다.

순수 계약금만으로 집계한 이 순위에서 한미약품은 사노피에 수출한 당뇨치료제가 4억3400만달러로 전체 4위를 차지했다. 얀센, 일라이일리와의 당뇨 및 면역질환치료제 계약이 1억500만달러, 5000만달러로 14위, 21위에 올랐다. 다국적 제약사의 이름값과 계약액만 봐도 한미가 글로벌 톱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사실이 손쉽게 입증된다.

이런데도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벌어지는 것은 왜일까? 한 제약사 고위 관계자는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라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적으로 신약개발 성공 확률이 9.7%에 불과해 개발중단 사례가 빈번한데도 이 같은 시스템에 대한 무지와 몰이해가 과도한 기대를 낳았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한미약품에 혹독한 일이지만 한 번은 겪어야 할 성장통으로 보인다. 한미에게는 아직도 6건의 대형 프로젝트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결국 실력으로 정면돌파할 수 밖 에 없다. 연구원 2명이 보일러실 바닥에 박스를 깔고 쪽잠을 자면서 연구하던 1980년대 시절의 초심을 살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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