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석탑 '경주 미탄사지 삼층석탑', 보물 지정예고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경주 미탄사지 삼층석탑. /사진제공=문화재청

통일신라 시대 석탑의 변화 양상을 간직한 경주 미탄사지 삼층석탑이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경북 경주시에 있는 '경주 미탄사지 삼층석탑(慶州味呑寺地三層石塔)'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0일 밝혔다.

높이 6.12m의 총 35매 부재로 구성된 이 석탑은 1980년 이전까지 기단부와 탑신부(몸돌)의 일부 부재가 소실된 채 방치돼있다가 1980년 남은 부재를 활용해 복원됐다.

파손되고 없어진 부재는 새 재료로 보강·보충해 구 재료와의 이질감은 있는 상태다. 그러나 신라석탑 기초부의 형식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조사를 실시했고, 석탑의 형태가 정연하고 적절한 비례감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일반적인 석탑의 판축 기법과 달리, 잡석과 진흙을 다져 불을 지피는 방식으로 한 단이 완성될 때마다 굳히면서 쌓아나가는 기초부 축조방식을 사용했다는 점이 그 가치를 더했다.

기단부 적심(초석 아래 돌로 쌓은 기초 부분) 내에서 지진구(국가의 중요한 건물을 지을때 땅속 신에게 빌기 위해 함께 묻는 물건이나 제기)가 출토됐다는 점이 특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탄사(味呑寺)는 삼국유사에 '황룡사 남쪽에 위치한다'고 기록되어 있어 고려 후기까지 유지된 것으로 추정되는 절이다. 미탄사지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석탑양식이 변화하는 과도기적 요소를 지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석탑이 제작된 것으로 짐작되는 9~10세기에는 앞 시대보다 석탑 크기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흐름과 달리 드물게 규모가 큰 편이라 그 가치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석탑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