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정권 시작부터 탄핵심판대까지 계속되는 '종북 타령'

머니투데이
  • 김만배 기자
  • 이태성 기자
  • 양성희 기자
  • 한정수 기자
  • 김종훈 기자
  • 이경은 기자
  • VIEW 7,773
  • 2017.01.07 06:28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서초동살롱<149>]정권 향한 비판 분열시키고 이를 상대방에게 돌려주는 효과…탄핵심판에서도 사용

image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2차 변론기일인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가 자리에 착석해 기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금 촛불 민심이 국민의 민의다, 이런 걸 탄핵 사유로 누누이 주장하고 있는데 광화문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주도한 세력은 민주총궐기 투쟁본부이고 투쟁본부 주도 세력은 민주노총이다. 김일성 주체사상을 따르는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조형물을 만들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이게 나라냐’라는 노래를 만든 사람은 김일성 찬양노래를 만들어 4번이나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인물이다. 촛불 민심은 국민 민심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을 맡은 서석구 변호사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촛불민심을 '종북'에 빗댄 걸로 서 변호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는데요, '또 종북 타령이냐'는 지겨움 섞인 한탄이었습니다.

이번 정권에서 유난히 자주 등장한 '종북'이라는 단어는 북한의 주체사상을 옹호하고 찬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북한을 찬양하는 사람이 주변에 흔히 있는 것이 아님에도, '또 종북 타령이냐'는 비판이 나왔던 배경에는 이 단어가 이번 정권에서 지겨울 정도로 사용됐던 현실이 있습니다.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에 종북 낙인찍었던 정부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을 때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에 휩싸입니다.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움직여 박 대통령의 상대방 진영을 '종북'으로 낙인찍었다는 내용이 골자였습니다.

정권에 위협이 될 수 있었던 이 사건에 대한 수사는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이 혼외자 논란으로 낙마하며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도리어 종북 딱지가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려 했던 검사들에게 돌아갔습니다. 행정부 내에서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검찰의 수장과 그의 심복은 보수단체의 '종북검사'라는 비판에 시달렸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박창신 전주교구 원로신부는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습니다. 부정선거로 당선된만큼 자격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러자 박 신부가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 북한 주장에 동조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종북신부'라는 비판이 가해졌습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종북구현사제단'으로, 제1 야당인 민주당은 '종북 숙주'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종북이라는 수식어는 더욱 많은 곳에 붙여집니다. 박 대통령의 책임있는 대처를 요구했던 세월호 유족, 국정교과서 도입에 반대했던 교육계 인사, 사드배치를 반대했던 성주 시민 등 이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 앞에는 '종북좌파'라는 말이 따라다녔습니다. 일부 과격한 보수 시민단체가 아닌 여당 국회의원이 앞장서 종북 딱지를 붙여대던 시절이었습니다.

시작부터 종북을 활용했던 정부, 마지막까지 종북에 매달려

국정원 댓글사건부터 돌이켜보면, 이 정부는 '종북좌파'를 추려내 적으로 삼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했으며 시작부터 끝까지 이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는 현 정권에 가해지는 비판을 분열시키고 이 비판을 상대방에게 되돌려주는 효과를 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의혹이 위험수위에 달했던 지난 10월, 여당은 이 효과를 기대하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다시 한 번 종북 프레임을 씌우려고 시도합다. 송민순 전 장관이 낸 회고록에 따르면 2007년 11월 유엔이 북한인권결의안을 상정했을 때, 노무현 정부는 기권으로 방침을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논의 과정에서 “북한에 물어보자”라는 의견이 나왔고, 북한의 반대 의견을 확인한 후 기권을 확정했다고 회고록은 주장합니다. 여당 의원들은 이를 빌미로 이른바 ‘문재인 대북 결재사건’ 공세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과거와 다르게 이번에 종북 공세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이 충격적이었던 탓인지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비판은 분열하지 않았고,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며 매주 광장에 쏟아졌습니다.

이후 대통령은 검찰에 최씨의 공범으로 지목되고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을 기다리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그런데 탄핵심판대인 헌법재판소에서 마저 '종북'이 튀어나왔습니다. 국민의 지겨움 섞인 비판이 나올법한 대목입니다.

한편 최후의 최후까지 종북을 끄집어낸 서 변호사의 이력에는 '부림사건'이 있습니다. 영화 '변호인'의 모티브가 된 부림 사건은 1981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통치기반을 확보하고 민주화운동 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건입니다.

당시 판사였던 서 변호사는 부림 사건 연루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형을 선고했다고 합니다. 서 변호사는 2014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권위주의 정권에 저항하는 민주투사라는 인식을 상당 부분 가지고 있었던 탓에 파격적인 판결을 선고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서 변호사는 이어 "당시 판단은 잘못된 것이고 부림사건은 검찰이 기소한 대로 공산주의 운동이 맞다"고 했습니다. 군사 쿠테타로 대통령이 된 전 전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논란을 북한으로 돌리려는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무고한 대중들을 희생시켰다는 역사의 평가와는 정 반대로 인식이 흐르고 있는 셈입니다. 서 변호사의 '촛불 민심은 종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없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내일 뭐입지

많이 본 뉴스

MT 초성퀴즈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