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17년간 부친 상속재산 신고누락 사실 아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토지 상속재산을 고의로 신고 누락했다는 의혹을 적극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당초 부친 상속재산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2008년경 고향 농지를 장남이 물려받았으면 좋겠다는 어머님의 뜻을 수용해 등기를 했고 관련 재산세를 납부했다는 게 해명의 취지다.

이 후보자는 17일 언론 해명자료를 통해 “1990년부터 17년간 부친의 상속재산 신고를 누락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부친의 사망 이후 미상속 토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2009년 국회의원 재산신고 이전까지 몰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7남매 중 혼자만 서울로 진학하는 등 장남의 특혜를 누려 나머지 형제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 일찌감치 상속포기 의사를 밝혔고 오랜 서울 생활로 해당 토지의 존재 여부도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토지는 전남 영광군 법성면 용덕리 271-7번지로 565평 규모의 농지다. 1991년 상속 시점에 공시지가는 472만원, 2008년 이 후보자가 등기한 시점의 공시지가는 1270만원, 현재 공시시가는 1462만원이다.

이 후보자는 “부친이 사망한 1991년 이후 해당 토지는 둘째 동생인 이하연씨의 도움으로 어머니가 경작을 했고, 나머지 형제들은 이 토지 상속에 관심이 없어 별도 상속 절차 없이 17년이 경과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7년 어머니 건강이 갑자기 나빠지게 되자 어머니가 이하연에게 고향 땅은 장남이 상속받아야 한다고 말씀해 어머니의 뜻에 따라 등기했다”고 덧붙였다.

이하연씨는 해당 토지를 2008년 3월 17일로 이 후보자 명의로 등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후보자는 이듬해부터 이 토지를 국회의원 재산신고에 포함시켰다.

이 후보자 측이 공개한 관련 토지 상속, 이전 흐름도. /자료=국무총리 인사청문회 준비단

부동산소유권 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르면 보증인 3인 이상이 날인한 보증서를 첨부해 시·군 지적부서에 확인서 발급신청을 하면 현지조사 후 공고(2개월)과정을 거쳐 소유권 이전 등기가 완료된다.

2000~2008년 해당 토지에 대한 재산신고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국회 재산신고 담당부서에서는 “상속등기 즉시 신고가 이루어져 신고누락의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번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97년 이후 해당 토지에 대한 재산세가 후보자 앞으로 고지·납부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97~99년 당시 지방세법에는 상속등기 없이도 ‘주된 상속자’를 납세자로 규정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후보자 서울 주소지로 매년 3230~6510원의 재산세가 고지됐다고 설명했다. 후보자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2000년 이후에는 영광군 주소지로 재산세가 고지됐지만 당시 영광군청에 근무하던 이하연씨가 이를 납부했다. 재산세액은 매년 4060원~1만3560원 정도였다. 2004년 이후에는 이하연씨 통장에서 자동이체로 납부됐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기자·의원 생활로 소소한 가정사를 일일이 챙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이해를 구했다.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 △해당 토지 등기부등본 △영광군청 질의요청 답변서 △재산세 납부내역 △자동이체 내역 △상속·등기 흐름도 등 관련 자료 일체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