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장관 "근로감독관, 50년간 구태에 머물렀다" 쓴소리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뉴스1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첫 현장으로 지방노동청을 방문해 근로감독관들에게 고강도 혁신을 주문했다.

김영주 장관은 18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과 울산지청을 방문해 근로감독관들과 면담하고 근로감독행정 혁신방안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간담회는 김영주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외쳤던 '현장 중심 노동행정'의 첫걸음이다.


김 장관은 지난 13일 취임식에서 "고용노동행정의 중심을 현장에 두고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 잡겠다"며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일하는 장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역대 고용부 장관들은 취임 이후 첫 방문지를 노사단체 또는 현장 사업장으로 잡았다. 김 장관의 이례적인 지방청 방문은 산적한 노동 현안의 해결은 현장에서 출발해야 하고,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하려면 50여년 동안 큰 변화 없던 근로감독관 운용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는 의지 때문이다.

김영주 장관은 부산청과 울산지청 직원들을 만나 임금체불, 산재사고, 부당노동행위를 노동현장에서 없애야 할 3대 과제로 규정했다. 김 장관은 근로감독관들이 그동안 부족한 인력과 과중한 업무의 어려움 속에서도 노동현장 일선에서 애쓰고 있다며 격려를 건넸다.


그러면서도 그간 현장에서 근로감독관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퍼져있다며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 장관은 "근로감독관들이 사후적인 임금체불 사건 처리에 매몰돼 있다시피 하지만 실제 체불은 늘고 있다"며 "현장 근로감독의 전문성도 높지 못하다는 평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근로감독관들의 혁신을 위해 공정·중립성, 전문화·과학화, 적극적 사전예방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까지 제시했다.

우선 근로감독관의 공정·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근로감독행정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이후 감독관이 권한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행사할 수 있는 평가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적이고 과학화된 근로감독행정을 위해 현재 서울청에서만 운영중인 디지털 증거분석팀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감독 대상을 선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채용과 직무교육체계의 전반적 개편을 예고하면서 특히 산업안전분야는 기술직 채용을 늘리고 체험식 직무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적극적 사전 예방을 위해서는 인력 확충을 토대로 수사와 근로감독 부서를 분리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감독 부서는 분야별로 전담체계를 구축하고 문제 징후를 사전 파악해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또한 형식적으로 위법사항을 점검하는 걸 넘어서 기업의 인력 운용 및 산업보건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을 유도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영주 장관은 "저부터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등의 사항을 담은 노동 상황판을 집무실에 걸어놓고 수시로 챙기겠다"며 "근로감독관들은 '노동경찰'이라는 책임감과 자긍심을 갖고 혼연일체가 돼 일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