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서 살아남은 로젠택배, 코스닥 상장 '시동'

중소 택배업체로는 드물게 택배시장에서 살아남은 로젠택배가 올해 상반기 코스닥 상장 준비에 나섰다. 로젠택배는 최근 5년간 연평균 영업이익률 7%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택배 단가 인상 등 외부 요인이 기업가치 책정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로젠택배는 상반기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목표로 상장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시장에선 택배업종 상장사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10배 중반을 적용할 경우 3000억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로젠택배는 지난 1999년 설립됐으며 국내 택배시장에서 점유율 5위권(약 7%) 회사다.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이하 베어링PEA)가 지난 2013년 7월 지분 100%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가격은 1600억원으로 6년여만에 두 배 이상 뛴 기업가치가 거론되고 있는 셈이다.

회사는 지난 2017년 연간 실적으로 매출액 3300억원, 영업이익 213억원, 당기순손실 63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자회사였던 KGB택배를 매각하면서 발생한 중단영업당기순손실이 반영되면서 적자전환했으나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기 때문에 지난해에는 흑자전환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젠택배는 전자상거래 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외형 성장을 거듭했다. 매출액 기준 △2012년 2209억원 △2013년 2481억원 △2014년 2636억원 △2015년 2852억원 △2016년 3016억원 △2017년 3300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성장률 8.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간 국내 택배시장은 선두권 업체들이 수익성 보다는 시장점유율 확보에 초점을 맞추면서 1990년대 4000원 수준이던 평균 택배 단가가 2017년 2200원대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 8월 택배 대리점주의 연합법인 형태인 드림택배가 8개월만에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등 택배업계의 '치킨게임'이 점차 상위업체를 중심으로 과점구조로 변화되고 있다.

로젠택배는 화주와 개별 택배 영업자를 연결해 수수료를 받는 사업 모델로 상위사업자인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과 수익구조를 차별화한 점이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택배시장은 온라인쇼핑시장 판도와 연계되는데 현재 온라인시장에는 지배적 과점 사업자가 없어 1, 2위권 사업자 CJ대한통운과 한진은 택배사업에서 1~2%대의 영업이익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선 수요자 우위의 택배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간 국내 택배 단가는 최저 가격을 제시하는 사업자에게 물량을 맡기려는 수요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면서 택배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현재 역마진 수준에 머물고 있는 택배시장 단가가 정상화될 경우 로젠택배의 성장성도 함께 보장되는 셈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선두 사업자 중심의 시장 재편이 완료돼 향후 시장점유율 경쟁보다 수익성 위주의 전략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택배 상위 5개사의 시장 점유율이 이미 85%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