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기자수첩]"쓰지도 못할 세금, 걷지나 말지"

머니투데이
  • 세종=민동훈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19.02.13 03:30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쓰지도 못할 거 같으면 걷지나 말지."

지난해 '불용예산'(8조6000억원)이 추가경정예산(3조9000억원)의 2배가 넘는다는 기사를 본 지인의 푸념이다. 지난해 정부의 계획보다 더 걷은 세금 규모가 역대 최대(25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말해주니 "그러고도 나라가 돌아가냐"는 볼멘소리가 돌아왔다.

불용예산. 말 그대로 정부가 국민의 세금을 배정해 놓고 집행하지 않은 예산을 말한다. 지난해 불용예산은 2017년보다 1조5000억원이 늘었다. 불용률은 2.0%에서 2.3%로 확대됐다.

항목별로 보면 예비비 등이 포함된 일반회계는 지난해보다 1000억원 늘어난 수준(4조3000억원)이지만 우체국 예금지급, 농어촌구조개선, 직접지불기금 등이 포함된 특별회계 불용이 1조4000억원(4조3000억원) 늘었다. 그나마 2013년 5.8%까지 치솟았던 걸 감안하면 많이 줄었다는데 위안을 삼을 순 있다.

그렇다고 불용예산 절대액수가 적지는 않다. 15세 미만까지 아동수당을 매달 10만원씩 지급(7조8000억원)하고도 남는 돈이다. 불용되는 예산들은 매년 비슷하다. 대표적인것이 재난복구비 등이 포함된 예비비나 농어촌구조개선기금 등이다. 그나마 이러한 불용은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벌어진다.

그러나 정부의 예측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우체금 예금 이자지급 특별회계다. 지난해와 2017년 8000억원이 불용됐고, 2016년엔 1조4000억원을 쓰지 못했다. 금리 예측을 실패한 게 원인이다.

배정된 세금을 쓰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얼마나 걷힐지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도 문제다. 지난해처럼 세수 추계보다 실제 걷은 세금이 더 많은 세수초과 사태는 2015년부터 4년째 이어졌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곳간만 채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 건전성을 지키려 보수적으로 예측한 게 원인이다. 정부는 매년 세수추계 방식을 개선해서 예측오차를 줄이겠다고 다짐하지만 매번 공염불이다.

세금을 제대로 쓸 능력이 없다면 차라리 세금을 줄여주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이나 포용사회 구현의 성패도 정밀한 세수예측과 꼼꼼한 예산의 집행에 달려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기자수첩]"쓰지도 못할 세금, 걷지나 말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머니투데이 탄소중립 아카데미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