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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스파이" 때리는 美 vs 맞서는 中, 중간에 낀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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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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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2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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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런정페이 회장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는 오히려 화웨이 광고해 주는 꼴"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중국 대표 IT기업인 화웨이에 미국 정부의 집중포화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핵심 이슈인 5G 상용화를 앞두고 동맹국들의 화웨이 장비도입을 막으려는 미국의 시도가 집요하다.

미국은 화웨이가 통신장비에 백도어를 설치해 기밀을 빼돌릴 것이라며 동맹국들을 설득하고 있다. 백도어는 시스템 접근에 대한 인증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
미국은 독일이 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화웨이 장비를 구매한다면 미국 정보당국이 현재와 같은 수준의 정보를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며 독일에게 노골적으로 경고했다. 캐나다, 영국 등 다른 우방을 향해서도 공개적으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것을 요구해왔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2012년이다. 당시 하원 정보위원회가 화웨이와 중국 정부의 연관성이 의심된다며 화웨이 제품을 불매해야 한다고 주장한 후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우려는 커져만 갔다.

화웨이가 의심받는 이유 중 하나는 비상장기업이라서 투명도가 낮기 때문이다. 게다가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이 인민해방군 출신이기 때문에 화웨이와 중국 정부 또는 인민해방군과의 관계를 의심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화웨이의 영향력이 미국에게 위협으로 작용할 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독일·이탈리아·영국 등 유럽 주요국은 미국의 화웨이 경고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은 자체적인 보안 기준을 설정하겠다고 밝혔고 이탈리아도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시진핑 주석이 올해 첫 해외순방지로 유럽을 택하면서 중국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23일 시진핑 주석의 첫 방문국인 이탈리아는 중국과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주요 7개국(G7) 중 처음이다.

다음 방문국인 프랑스에서 시진핑 주석은 에어버스로부터 항공기 300대를 구매하기로 하는 등 400억 달러 규모의 경협선물을 내놨다. 중국은 EU내 약한 고리인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국을 공략하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경제적 지원이 절실한 이탈리아는 냉큼 일대일로를 받았지만, 경제상황이 좀 더 좋은 프랑스와 독일은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중국에 대항하는 미국과 유럽의 연합전선에는 일정부분 균열이 발생했다.

◇중국을 대신해서 미국과 대리전을 펼치는 화웨이
화웨이를 바라보는 중국 내부의 시선은 어떨까. 중국 여론은 거의 맹목적일 만큼 화웨이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화웨이가 중국 제조업 굴기를 대표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런정페이 회장은 중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이다. 고(故) 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가졌던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될 듯 하다. 런정페이는 1987년 2만1000위안(약 350만원)을 가지고 화웨이를 창업해서 2018년에는 직원 수 18여만명, 매출액 1000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기업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이 가진 지분은 1.4%에 불과하다. 화웨이는 종업원 지주회사다. 나머지 지분은 8만여명에 달하는 화웨이 직원들이 보유하고 있다. 퇴사하는 직원은 보유 지분을 화웨이에게 팔고 나가야 할 만큼 화웨이의 지분관리는 철저하다.

중국에서 화웨이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만큼 선망의 대상이다. 연봉수준도 높다. 2017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가 직원 급여로 지출한 금액은 모두 1240억 위안(약 20조8000억원)이다. 직원 수인 약 18만명으로 나누면,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약 69만위안(약 1억1600만원)에 달한다. 2017년 삼성전자 임직원 평균연봉(1억1700만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중국 여론이 화웨이를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화웨이가 중국을 대신해서 미국에 맞서 대리전을 펼치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대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의 적대적인 시선에 맞서 싸워 스스로 영광을 쟁취해야 하는 데 화웨이가 처음으로 이 과정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증국 대표 인터넷기업은 시가총액으로는 화웨이를 뛰어넘었지만, 중국 내수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도전에 부딪히지 않았다. 반면 화웨이는 매출의 절반 가량을 해외에서 올릴 만큼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미국의 도전에 직면했다.

중국 언론은 화웨이를 응원하면서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화웨이 배제 요구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사실도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유럽 주요통신사인 영국의 보다폰, 도이치 텔레콤, 프랑스의 오렌지 등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으면 5G 도입이 지연될 뿐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든다며 반대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2월 중순 런정페이 회장은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백도어가 있냐는 질문에 만약 화웨이 장비에 백도어가 있다면 화웨이를 해체하겠다고 할 정도로 강하게 부인했다.

런 회장은 현재 상황이 이미 화웨이 명성에 손실을 야기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오히려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위해 크게 광고를 해줘서 고맙다”면서 “이렇게 작은 기업이 미국 같은 강대국과 맞대결을 해서 최고의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 막을 수 있을까. 흥미진진한 대결이다.

"화웨이는 스파이" 때리는 美 vs 맞서는 中, 중간에 낀 유럽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3월 27일 (18: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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