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베도 아베'…각종 스캔들에도 굳건한 지지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로이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굳건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의 세계무역기구(WTO) 소송에서 패소하는 등 온갖 악재에도 '차기 총리감' 1위로 꼽혔다.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가 지난 10~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다음 정권의 총리에 적합한 사람"이라는 항목에서 23%로 선두를 기록했다. 아베 총리의 대항마로 불리는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후생노동부회장(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도 23%로 공동 1위다.


아베 총리는 특히 현 내각 지지층에서 지지율 41%를 기록했다.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회복되는 가운데, 그 중 상당수가 아베 총리를 지지한 것이다. 연령대로 보면 18~29세의 젊은 층 사이에서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가 44%로 가장 높았다.

반면 '포스트 아베'로 거론됐던 다른 총리 후보자들은 그 지지율이 감소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11%,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은 3%를 기록하면서 지난 3월 대비 지지율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도 지난 3월 대비 7%포인트 상승한 55%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선거 직후 치러진 여론조사 결과와 같은 수준이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들은 전체의 35%로, 3월 하순대비 7%포인트 하락했다. 내각을 지지하는 이유로는 '안정감이 있다(44%),' '국제 감각이 있다(29%)' 등이 꼽혔다.


지난 한 달간 아베 내각에 여러 위기가 닥쳤지만 지지율은 오히려 굳건한 모습이다. 앞서 일본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한 한국을 WTO에 제소, 1심에서 승소했지만 지난달 11일 결과가 발표된 2심에서는 패소했다. 예상외의 패배에 대해 아베 정권의 책임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여기에 '손타쿠(구체적인 지시 없이도 윗사람이 원하는 대로 알아서 행동)'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베 총리와 아소 다로 부총리의 지역구 사업에 대해 '손타쿠'를 했다고 밝힌 쓰카다 이치로 국토교통 부대신은 지난달 4일 경질됐다. 지난달 10일에는 사쿠라다 요시타카 올림픽 담당상이 2011년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의 피해지역 복구보다 정치인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가 경질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지지율이 상승한 이유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1일 일본 정부가 나루히토 새 일왕의 즉위와 함께 새 연호 '레이와'를 발표하면서 지지율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일본 정부는 새 연호를 중국 고전이 아닌 일본 고전 만요슈에서 인용하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지난 4월 산케이신문 조사에서도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전회대비 5.2% 상승한 47.9%를 나타내는 등 1일 이후 다른 언론의 여론조사에도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