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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공자의 서(恕), 최태원의 사회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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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면 본지 대표
  • 2019.06.10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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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이 뛰어나 장사도 잘하고 정치·외교에도 탁월했던 제자 자로가 스승 공자에게 물었다. “한 마디 말로 평생 실천할 만한 게 있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그것은 바로 서(恕)다.” ‘서’는 용서하는 마음이고 어진 마음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과 내 마음이 같이 공감하는 마음이다. 나를 미루어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며, 자신이 바라지 않는 것은 남에게도 베풀지 않는 그런 마음이다. 공자가 강조한 ‘서’는 불가의 ‘보시’(普施)와 같은 개념이다.
 
지난달 서울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사회적 가치 교류의 장인 ‘소셜밸류 커넥트(SOVAC) 2019’ 행사에서 최태원 SK 회장은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창출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선언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과 가능성을 봤다”고도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우리 사회의 문제 발생 속도가 해결 속도보다 훨씬 빨라진 상황에서 이 상태로 계속 가면 지속가능 사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같은 현실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통합의 방법론을 찾아야 하고 정부와 민간, 영리와 비영리 등 기존 카테고리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기업 경영에 접목하는 것에 대해서는 “돈 버는 일은 착하지 않다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선한 일도 돈을 벌어야 하고, 이를 통해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더 많은 사람이 사회적 가치를 향해 모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극화와 갈등 사회를 넘어 지속가능 사회로의 발전을 위한 통합과 연결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기업 경영에서 이를 어떻게 적용하고 접목할 것인지까지 제시한 SOVAC 행사에서 최태원 회장의 발언은 대한민국 기업사에서 대단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 기업들이 나아갈 또 하나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그럼에도 이날 행사 말미에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어떤 계기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게 됐는지를 밝힌 ‘깜짝 고백’에만 관심이 쏠리면서 발언의 핵심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진 것은 안타깝다.
 
SK는 당초 이 행사를 주관하면서 참석자를 많아야 2000명 정도로 예상했지만 실제 행사장에 모인 사람은 4000명이 넘었다. 참석자 수를 떠나 기자는 평생 이렇게 뜨거운 열정의 공공행사를 본 적이 없다. 마치 아이돌그룹 팬미팅이나 종교행사처럼 오전 시작부터 늦은 밤 끝날 때까지 열기가 지속됐다. SK와 최태원 회장이 주도하는 사회적 가치 행사는 한 기업과 특정 개인을 떠나 하나의 사회운동(Social Movement)으로 확산하고 있었다.
 
모르긴 해도 최태원 회장이 돈에는 전혀 관심 없고 오로지 사람에게만 관심을 갖는, 자신과는 반대인 사람을 만나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가치에 눈을 뜨게 됐다고 고백한 것도 이런 열정과 뜨거움 때문이었으리라. 사람은 누구나 열정 공감 진심 같은 것을 확인하면 솔직해질 수밖에 없다. 또 그게 설령 한편에서 욕을 먹더라도 스스로를 위장하는 것보다 훨씬 인간적이고 아름답다. 최태원 회장은 그런 선택을 한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다음 달 대한상의가 주최하는 제주포럼에서 ‘기업 성장전략으로서 사회적 가치의 의미’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사회적 가치는 유가의 서나 불가의 보시와 맥을 같이하면서 한국 사회가 양극화와 갈등 사회를 넘어 지속가능 사회로 발전하는 데 필수조건이다. 최태원 회장이 우리 사회에 큰 화두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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