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장제원 아들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에 수사팀 보강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뉴스1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들이자 가수 장용준씨(19)의 음주운전 사고를 수사하는 경찰이 수사팀을 보강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 앞서 장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운전자를 바꾸고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을 밝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9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신속한 진상규명 요구가 있는 만큼 수사팀을 보강해 관련 사안을 신속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 청장은 "본인도 조금 시간이 지나서지만 (혐의를) 시인한 사안이기 때문에 관련자를 조사하고 주변 CCTV(폐쇄회로화면) 등 물적 증거를 확보하면 진상을 빨리 밝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운전자 바꿔치기 등 장씨를 향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구체적으로 서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나와야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사고 당시 경찰이 장씨를 돌려보낸 것이 잘못됐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현장의 고충을 호소하기도 했다.

민 청장은 "명확하게 운전자가 특정되거나 피해자나 목격자가 있었다면 거기서 엄정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텐데 현장에서는 혐의를 바로 판단하는 데 애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초동 대응 문제와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개선할 점이 있다면 분석해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7일 새벽 2시쯤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가 오토바이와 접촉사고를 냈다. 경찰이 장씨를 상대로 음주 측정을 한 결과 장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8％ 이상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장씨가 사고 직후 금품을 제안하며 합의를 시도했고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을 밝혔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사고 직후 운전 사실을 부인하고 제3자가 운전했다고 경찰관에게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