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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연봉 3배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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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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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1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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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1. "처음엔 망설였어요. 그런데 한국 조종사 연봉의 3배를 준다고 하니 이왕이면 젊을때, 벌 수 있을 때 바짝 벌자는 생각에서 갔죠."

한 베테랑 조종사의 아내는 남편의 중국행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가족과 떨어져 중국에서 살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애국심 때문에, 망설였지만 부장급 조종사는 중국 항공사로 이직했다.

#2.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을 때까지 '단물'만 빨아먹고 버린다는 얘기가 있어요. 연봉 3배의 꼬임에 중국으로 갔는데 막상 가보니 사생활도 감시당하고 3년 뒤 '팽'당했단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건 수소전기차 관련 연구원이 한 얘기다. 중국 장성기차가 현대차 수소전기차 연구개발인력을 빼간다는 얘기가 들릴 때였다.

중국이 '돈'으로 우리나라 배터리(2차전지) 인력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배터리는 국내 기업이 1990년대 중반부터 미리 시장을 내다보고 투자했고, 반도체를 잇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각광받는 산업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 업체들의 인력 빼가기가 가장 심하고, 노쓰볼트 등 유럽 업체에서도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헝다신에너지차(恒大新能源) 글로벌연구원은 올해 8000여명 규모의 글로벌 배터리 인재 채용에 나서면서 10년 이상 배터리 연구개발 경험, 5년 이상 국외 자동차 동력전지회사 업무 경험을 지원조건에 명기해 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 인력을 직접 겨냥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1위 업체인 중국 CATL은 헤드헌터를 통해 국내 업체 직원에게 기존 연봉의 3배 이상을 제안하고 있다.

인재 유출 문제는 개인의 '직업 선택의 자유'인 만큼 이를 막을 방법이 원칙적으로는 없다. 하지만 현실적 대응책은 있다. 개별 기업이 인재 유출의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고, 조직문화에서 잘못된 점을 시인하고 고쳐나가는 길이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은 임원(계약직)이 아닌 이상 정년이 보장되는데 중국으로 가면 길어야 3~4년 근무하게 돼 직업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도 배터리 회사 직원들이 한국을 떠나는 것은 단순히 3배의 연봉이 이유가 아니라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이제라도 개별 기업은 인재가 떠나지 못하게 하는 조직문화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배터리 분야에 종사하는 연구원들은 국가 핵심산업에 종사한다는 '투철한 사명감'과 '높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이들의 사명감과 자존감에 걸맞는 대우가 필요하다. 조직문화와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경영진의 의지부터 선행돼야 할 것이다.

[우보세]연봉 3배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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