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후 美서 매트리스 대박 '지누스'…코스피 돌아온 이유

이윤재 지누스 회장 /사진제공=한국거래소

가구업체 지누스 (12,490원 ▼70 -0.56%)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지누스는 미국에서 침대 매트리스를 처음으로 온라인 판매한 회사다. 지누스의 이윤재 회장은 "전 세계 시장에서 사랑받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회장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2005년 상장 폐지 이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난 10년간 미국 시장에서 온라인 브랜드로는 가장 큰 가구업체가 됐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누스는 1979년 설립된 텐트 회사 진웅기업이 전신이다. 1989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뒤 경영 악화로 2005년 상장 폐지됐다.

이후 온라인에서 매트리스를 판매하며 재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2015년부터 북미 최대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매트리스 카테고리에 1위 제품을 줄줄이 올리며 주목받았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3385억원, 영업이익은 422억원이다. 미국 스타트업 캐스퍼가 최초로 매트리스를 온라인 판매한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사실 지누스가 2006년부터 시작한 사업 모델이다. 캐스퍼보다 10년 쯤 더 빠르다.

이 회장은 지누스의 강점에 대해 "150년이 넘은 전통적인 패러다임을 깨고 새로운 유통 혁신을 해 나가고 있다"며 "매트리스를 돌돌 말아 박스에 넣는 아이디어는 10년 전만 해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누스를 단순한 매트리스나 가구 업체가 아니라 가구 유통의 혁신을 이끌어가는 혁신 기업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 지누스는 글로벌 가구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9개 나라에 진출한 상태이며 내년까지 14개 나라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주력 제품인 매트리스 뿐 아니라 소파, 탁자, 책상 등 다양한 제품들을 적극 출시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온라인 가구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44.3%로 추산된다. 지누스의 주력 사업 모델이 온라인 가구 판매인 만큼 잠재력이 크다.

이 회장은 "앞으로 매트리스와 침실 가구 뿐 아니라 가구 전반을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매출 기준 성장률은 4∼5년간 30% 이상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는데 굳이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이유에 대해서는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라는 권유가 많이 있었지만 15년 전에 한국에서 상장 폐지를 당했을 당시 주주들이 3000∼4000명이 된다"며 "한국 시장에 다시 상장하는 것이 그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모가 7만원으로 시작한 지누스 주가는 오전 10시20분 현재 8만8500원까지 20% 이상 상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