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가 안오네요"…카캐리어에 막힌 현대차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수출을 위한 완성차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화물연대 파업으로 카캐리어 운영이 멈추면서 현대차 탁송에 차질이 생겼다. 현대차는 직접 직원을 투입해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울산지부 카캐리어분회(이하 카캐리어 노조)는 계약을 맺은 3개의 물류회사를 상대로 운송원가 인상 등을 요구하며 열흘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다음달 1일에는 화물연대가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 정문 앞에서 5공장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파업 강도를 더 높여 사측을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울산공장 정문이 막힐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카캐리어 노조는 지난 21일부터 울산 현대차 공장 인근 오토벨리로 일대에 95대의 카캐리어를 세워놓고,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 차량은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완성차를 각 지역 출고센터까지 차량을 운송하는 역할을 맡는다.

카캐리어 운영이 멈춘 것뿐만 아니라 카캐리어가 완성차 출고도 막고 있어 원활한 출고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차량 운송을 맡고 있는 현대글로비스가 타 지역의 카캐리어를 투입하려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일선 영업점에서는 지난주부터 고객들에게 출고 지연이 예상된다고 안내했다. 지난 28일부터는 현대차가 직원을 투입해 차량을 한 대씩 직접 운전해 출고센터까지 옮기는 ‘로드탁송’을 진행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로드탁송’ 과정에서 신차 주행거리가 100km가 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일부 고객 사이에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도 조합원들에게 ‘사측의 차량 운송에 동원되지 말라’고 공지를 내려 화물연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카캐리어 노조와 글로비스가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아니어서 물류회사와 노조간 협상에 끼어들 수 없다”며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파업은 생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카캐리어가 공장 주변을 둘러싸면서 도로 정체가 발생 일부 부품이 제때 공급되지 않는 일도 발생했다. 현재 카캐리어 노조의 파업은 아산공장까지 확대됐다.

물류 업계 관계자는 "지난 30일 노사 교섭에서 운송비 인상 등 일부 쟁점사항에서 진전이 있어 조만간 잠정 합의가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며 "파업이 더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