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카드 SOS에 응답?…中교도소 수감자들의 눈물

크리스마스카드 메모를 발견한 영국의 플로렌스 위디콤 소녀/사진제공=로이터 통신

“뉴스를 보자마자 눈물부터 나왔어요. 정말 믿을 수 없었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며칠 전, 레오는 저녁 뉴스를 보다가 놀랬다. 수감 시절 그가 테스코에서 판매매될 것이라며 작업했던 크리스마스 카드에 적은 익숙한 글귀가 뉴스에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일요판 옵서버는 상하이 칭푸 교도소에서 최근 2년 이내 출소한 전 재소자 6명의 인터뷰를 토대로 중국 외국인 교도소의 강제 노역 실태를 폭로했다.

얼마 전 영국 런던에 사는 6세 소녀 플로렌스 위디콤은 영국 테스코 크리스마스카드에서 외국인 수감자들이 강제 노역에 동원되어 있다며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메모를 발견했다.

메모에는 “우리는 상하이 칭푸 교도소에 수감된 외국인 죄수들이다. 현재 우리는 개인 의사와 상관없이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제발 우리를 도와 달라”는 요청이 담겨 있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AFPBBNews=뉴스1

올해 초 칭푸 교도소에서 출소한 레오는 자신이 언론에서 보도한 크리스마스카드 메모 작성자 중 한 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수감 기간 3년 동안 강제 노역에 동원됐다고 폭로했다.

그는 강제노역을 거부할 경우 집에 전화를 하거나 음식과 옷을 사는 것이 금지였고, 때로는 물고문 등이 가해졌다고 말했다.

레오는 “일을 거부하면 교도관들의 괴롭힘 대상이 되었다”고 말하며 “그들은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가려 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재소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복역 당시 하루에 약 5∼6시간씩 일을 해야 했고, 많게는 주 7일을 일해야 했지만 이에 대한 대가는 한 달에 3.2 파운드(약 5천 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재소자 2명은 일하기를 거부했더니 교도소 측이 잠을 자지 못하게 했고, 나무판자에 묶인 뒤 물고문을 당해야 했다. 또 창문 하나 없는 독방에 가두거나, 강제로 중국 체제를 선전하는 방송을 계속해서 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칭푸 교도소에서 2년 이상 수감생활을 했던 나이지리아 출신 피터 음바나소(42)는 2017년 7월에 성경 공부 모임을 조직했다가 교도관들로부터 최루가스 공격을 받아야 했다. 게다가 교도소 측은 그를 40도가 넘는 방에 가둬두고 21일 동안 뜨거운 물만 먹게 했던 기억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의 교도소 시스템은 사람을 개혁하기보다는 파괴를 한다”며 “여기서 일어났던 일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고 전했다.

칭푸 교도소에서 5년간 수감됐던 브라질 출신의 비즈니스맨 페드로 고도이(45)는 부당대우에 항의하기 위해 단식을 시도했다가 12일 동안 나무판자에 묶여 강제로 음식을 먹어야 했다.

1994년 세워진 칭푸 교도소는 200여 명의 외국인 재소자를 수감하고 있으며 자칭 ‘1급 시설’을 갖춘 교도소다.

레오는 “다른 교도소 수감자들이 인간답게 대우받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며 “누군가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그들의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폭로와 호소에 대해 중국 당국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강제노동이 근본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조작된 촌극”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해당 교도소의 리창(李强) 소장도 “칭푸 교도소는 외국인 재소자에게 인도적 대우를 하고 있으며 강제노역이 아니라 자발적 재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