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부동산투기와의 전쟁' 첫 언급… 추가대책은

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 2020년 신년사 발표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부동산 추가 대책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더욱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6일 확대간부회의 에서 “장기간 장관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고강도의 부동산 규제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투기와의 전쟁' 첫 언급…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투기전쟁' 언급 이후 8·31 대책문 대통령은 7일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담은 신년사에서 부동산 정책 기조를 ‘투기와의 전쟁’으로 명명하고 “부동산 시장의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억제에 대한 정부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춰왔으나 공식적으로 ‘투기세력과의 전쟁’이라는 용어를 쓴 것은 처음이다.

앞서 2005년 2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국정연설에서 ‘부동산 문제는 투기와의 전쟁을 해서라도 반드시 안정시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발언 6개월 뒤 종합부동산세 강화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실거래 신고 의무화 등이 담긴 8·31 대책이 나왔다.


이에 따라 시장 과열이라는 판단이 있다면 정부가 더욱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추가 대책으로 우선 보유세(재산세 종부세) 부담을 더욱 높이는 방안이 고려된다. 1주택자의 종부세 기준을 현행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낮추고 종부세 산정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을 더욱 높이는 식이다. 정부는 지난 12·16 대책에서 공동주택 공시가 현실화율을 68.1%에서 △시세 9억원 이상~15억 미만은 70% △15억원 이상~30억원 미만은 75% △30억원이상은 80%까지 올렸다. 서울 외 대전 세종 수원영통 등에서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규제지역 확대 등도 논의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수요를 억누르는 정책을 유지해온 만큼 보유세와 대출규제 강화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풍선효과로 집값이 오르는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월세 상한제·주택거래허가제 등 거론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도 거론되는 추가 대책이다. 전월세 상한제는 전월세 인상률을 제한하는 제도이며 계약갱신청구권은 임대게약이 끝난 이후 세입자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권리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돼도 전월세 가격을 급격하게 올리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전월세 상한제와 게약갱신청구권이 동시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사고 폐지로 서울 목동 대치동 등 학군지역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어 전월세와 관련한 대책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의 전셋값은 전주대비 0.1% 올라 25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양천구(0.64%) 강남구(0.32%) 등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주택 계약시 허가를 받도록 하는 주택거래허가제도 거론된다. 현재는 일정 지역 등에 한해 토지거래만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는데 주택도 특정지역을 골라 이 같은 허가제를 적용하는 것이다. 또 초과이익환수제를 재건축에서 재개발까지 확대하고 환수기준을 높이는 것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과거 노태우정부때 ‘토지공개념 3법’으로 불리는 개발이익환수제 택지소유상한제 토지초과이득세’를 도입해 개발이익환수제를 제외하고 모두 헌법 불합치 결정을 받았으나 여지는 충분하다”며 “덩치가 큰 규제보다 촘촘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끊임없는 수요 통제 대책에도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은 만큼 공급확대라는 발상의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2·16 대책도 비상시국에서나 나올 수 있는 것이었는데 더 이상의 추가 대책을 예상하는 게 의미 없다”며 “대책을 내려면 수혜자와 피해자, 공급과 수요,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