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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왜 코로나 패닉 때 매수하지 않고 손절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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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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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투자노트]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투자의 전설',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90)이 최근 연달아 굴욕을 당하는 모습이다.(오마하는 버핏이 사는 지역 이름이다.)

올 1분기에 60조원이 넘는 손실을 냈고 항공주와 은행주를 손절매한데다 지난 3월 주가 대폭락 때는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주식을 사지 않아 V자 반등의 기회를 놓쳤다. 여기에 버핏이 인수했던 기업이 엉터리 재무제표로 버핏을 속였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사기를 당한 것은 상대방이 속이려 마음 먹고 다가온다면 속을 수도 있다고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대규모 손실이나 손절매, 주식 매수 기회를 흘려보낸 것은 주식 투자자로서 그의 본질과 관련된 문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버핏이 나이가 들어 투자의 감을 잃었다"는 평까지 나온다.



항공주와 은행주 손절매…버핏이 본 것은


우선 그가 손실을 입은 것은 대부분이 평가손이라 큰 의미가 없다. 주가란 계속 변하기 때문에 특정 시점에 장부에 평가된 손익으로 투자의 성패를 따지기는 어렵다.

반면 항공주와 은행주를 손절매한 것은 중대한 문제다. 버핏은 자신의 투자원칙이 "첫째, 손해보지 않는다, 둘째, 첫째 원칙을 잊지 않는다"라고 밝혀왔다. 손절매는 이 원칙을 깨는 것이다. 실제로 그의 수십년 주식 투자 인생 중에 손절매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왜 주가가 오르기를 기다리지 않고 손절매했을까. 손절매란 뜻 그대로 더 큰 손해를 막기 위해 지금 손해를 보고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된다.

버핏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수요 급감과 연준(연방준비제도, FED)의 초저금리 정책이 상당히 오래 갈 것으로, 어쩌면 뉴 노멀(새로운 표준)로 정착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항공주와 은행주의 밸류에이션을 크게 낮추면서 매도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월 대폭락에도 주가는 싸지 않았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제공=AFP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제공=AFP

버핏이 지난 3월 주가 폭락 때 주식을 매수하지 않은 이유는 그가 2001년 포춘과 했던 인터뷰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그는 당시 “GNP(국민총생산) 대비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주식의 시장가치”를 보여주는 차트를 가리키며 “어떤 순간에 밸류에이션이 어느 수준인지 보여주는 가장 좋은 단일 지표”라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 이 차트가 주는 메시지는 이 비율이 70~80% 수준으로 떨어지면 주식을 사는 것이 매우 좋다는 것이고 이 비율이 1999년과 2000년처럼 200% 가까이 근접하면 불장난을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라며 “현재는 113%”라고 설명했다.

또 이 비율이 113%일 때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인플레이션을 2%로 가정할 때 주식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연 7%라고 밝혔디.

이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의 비율은 버핏 지수라 불리며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80% 이하면 저평가 구간으로, 버핏이 명확히 밝히진 않았으나 120%를 넘어가면 고평가 구간으로 해석되고 있다.

버핏이 시가총액으로 사용하는 미국의 윌셔5000 지수를 기준으로 할 때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지난 3월 증시 폭락 때도 120%를 넘었다. 현재는 130%를 넘어섰다. 이 지수로 보면 버핏으로선 지난 3월 폭락 때도 주식을 매수할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버핏은 1990년대말 닷컴(인터넷주) 버블 때 기술주에 투자하지 않아 수익률이 부진했다. 그 때도 그는 "늙어서 인터넷을 이해하지 못한다", "세상이 변했는데 옛날식 밸류에이션 방식에 붙잡혀 있다" 등의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버핏은 “IT에 대해 잘 모른다”며 “잘 모르는 분야에는 투자하지않는다”는 원칙을 끝까지 고수했고 버블 붕괴 후 "역시 투자의 대가”라는 찬사를 들었다.

버핏이 이번에도 맞을지, 이번에는 틀릴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지금 투자의 감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 버핏은 한번도 감으로 투자하지 않았다. 자신이 세운 원칙에 따라 투자 결정을 내렸다.

주가가 여기서 더 오를지, 아니면 떨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연준이 풀어놓은 유동성이 경기 침체를 이길지, 경기 침체가 연준을 무력화할지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예측을 하고 투자하는 것처럼 허망한 것은 없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족집게 같은 예측이 아니라 남들이 뭐라 하든, 어떤 이벤트가 발생하든, 판단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나침반 같은 원칙이다.

투자는 예측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대응이 중요하고 이 대응을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버핏은 증시가 어떻게 움직이든 지금도 자신의 원칙에 따라 자기 길을 가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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