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광화문]130개국 잠못들게 하는 'K-스포츠'

머니투데이
  • 배성민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0.05.26 03:02
  • 글자크기조절
  • 댓글···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두산 선발 유희관이 역투하고 있다. 2020.5.21/뉴스1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두산 선발 유희관이 역투하고 있다. 2020.5.21/뉴스1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치명적인 체인지업도, ‘추추트레인’ 추신수의 호쾌한 타격도 볼 수 없다. 손세이션 손흥민의 환상적인 드리블과 슛도 사라졌다.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 메이저리그와 축구 종가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등이 코로나19(COVID-19,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개막조차 엄두를 못 내고 있는 탓이다. 자연스레 그라운드는 텅 비었고 팬들의 고민은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야구와 축구의 변방(적어도 본고장이라고 자처하는 나라들의 입장에서 말이다)이라 할 만한 한국의 프로야구(KBO)와 프로축구(K-리그)가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갔다. 무관중 경기이지만 KBO리그는 5월3일, K-리그는 5월8일 나란히 시작됐다.

우리가 박찬호를 보며 IMF 외환위기의 시름을 극복하고 이승엽이 요미우리 4번 타자로 홈런을 때려낼 때마다 내일마냥 기뻐했던 것처럼 외국인들도 코로나19로 인한 상실감을 K스포츠로 달래는 분위기다.

기세를 먼저 올린건 야구다. 홈런이나 장타를 치고 난 뒤의 세리모니인 ‘빠던(배트 던지기)’도 미국에선 투수에 대한 모욕으로 간주되지만 한국식 야구의 또다른 재미로 꼽힌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가 130개국 등으로 KBO리그를 해외 생중계하는 ESPN은 두산 투수 유희관이 던진 시속 47.8마일(77km) 아리랑볼을 두고서 해설자가 ‘나도 칠 수 있겠네’라고 신기해했을 정도다.

이같은 열기는 프로축구로도 옮겨 붙었다. 초기에는 자국 리그에서 뛰었던 이동국, 박주영, 이청용 등 낯익었던 선수들을 찾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축구 종가 영국을 비롯 중국, 오스트레일리아까지 이미 36개국에서 K리그 경기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에서는 사실상 올스톱된 스포츠가 한국에서만 재개되면서 벌어지고 있는 믿기 힘든 현실이다. 한국 프로야구와 축구리그를 지켜본 국가들은 안전을 위한 다양한 매뉴얼을 전해들었고 실제 경기에서 선수들이 어떤 면에 주의하는지도 살펴볼 수 있었다.

사실 야구의 종주국은 미국이다. 자국 리그일 뿐인데도 시즌 우승팀을 가리기 위한 경기들을 ‘월드시리즈’라고 붙일 정도로 자존심을 넘어선 오만의 흔적도 엿보인다.

한국 프로야구가 개막한 1982년 그해로 시계를 돌려보자. 당시까지 홈런 최다기록 보유자였던 전설의 홈런왕 행크 아론은 은퇴(1976년) 후 6년여가 지났지만 야구 지도 등을 명분으로 프로야구단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선수들을 이끌고 한국을 찾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초청형식이었기 때문에 당시 한국의 홈런타자였던 삼성 이만수 등에게 타격폼 등에 대해 조언했고 살이 꽤 붙은 체형으로 홈런 레이스를 펼치기도 했다.

당시 애틀랜타 주축 선수들이 국내 구단의 2군격인 마이너리그 등 소속이었고 선수가 아닌 구단 경영자였던 행크 아론의 아들이 구단 소속 선수였다는 것은 당시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야구 종주국과 변방의 관계가 반영됐을 수도 있다.

그뒤로 10여년이 지나 박찬호, 김병현 등이 메이저리그의 주축선수로 뛰었고 한국이 올림픽 야구종목의 금메달을 따는데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당시 행크 아론에게 ‘한수 배운’ 이만수의 행보였다. 그 자신 홈런왕과 타격 3관왕 등 화려한 선수 생활과 프로야구단 감독 등을 거친 이만수는 헐크파운데이션을 세웠고 야구 불모지 라오스행을 택했다. 라오스에서 이만수 감독은 자비를 들여 가난한 아이들에게 야구를 가르쳤고 아시안게임에 출전시키기도 했다. 150여년 전부터 서양에서 의술을 배워 현재를 일군 한국의 상황과도 겹쳐진다.

올초 코로나19가 확산되고 팬데믹(전세계적 확산)이 선언되면서 세계는 공포에 휩싸였다. 그런 상황에서 정부(질병관리본부 등)이 내린 지침을 국민들이 나름대로 잘 지킨 한국의 ‘K방역’은 부러움의 대상을 넘어 놀랍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경기단체들과 팬들은 리그 재개를 준비하며 일상생활을 넘어선 그라운드의 K방역으로 승화시켰다.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최초로 기조연설을 했을 정도로 의료선진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한국의 방역상황에 관심을 보인다. 국제적 연대와 협력을 위해 보건 취약 국가 등에 대한 1억 달러 상당의 인도적 지원도 예정돼 있다.

해외 스포츠 팬들은 오늘도 한국 야구 등 K스포츠 경기를 보기 위해 밤잠을 설친다. 그들이 지켜보는 것은 경기장의 선수들과 승패만이 아니다.

배성민 문화부장 겸 국제부장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성민 문화부장 겸 국제부장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머니투데이 기업지원센터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