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과의 수출규제 협의는 끝" 정부, WTO 제소절차 재개(종합)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2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재개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정부가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WTO(세계무역기구) 제소절차를 재개한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말까지 수출규제 해소에 대한 일본정부의 입장을 요구했으나 기대했던 답변을 받지 못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정부는 일본과의 양자간 합의는 종료됐다는 입장으로 WTO의 분쟁해결절차를 통해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입증받겠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브리핑을 열고 일본을 상대로한 WTO 분쟁해결절차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본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패널구성을 요구할 예정이다. 패널이 구성되면 사안 검토와 결론, 상소 등 적게는 10개월에서 13개월 가량 분쟁해결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나승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WTO 분쟁해결절차 정지 조건이던 정상적 대화가 진행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지난해 11월22일 잠정 정지했던 일본의 3개 품목 수출제한 조치에 대한 WTO 분쟁해결절차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해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소재 품목 수출을 규제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에서 제외했다. 일본은 수출규제 근거로 △한일 정책대화 중단 △재래식 무기에 대한 캐치올 통제 미흡 △수출관리 조직과 인력의 불충분 등 세가지 사유를 들었다.


이에 우리 정부는 WTO에 분쟁해결절차를 요청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수출관리 현안해결에 기여하기 위한 국장급 정책대화를 재개하고 정책 대화 기간 동안에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조치에 대한 WTO 분쟁해결절차를 잠정 정지하기로 했다.

나 실장은 "지난 6개월간 우리 정부는 대화에 성실하게 임하면서 한국의 수출관리가 정상적이고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충실히 설명했다"며 "일본이 수출규제 당시 제기한 3가지 사유는 모두 해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는 문재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고 현안해결을 위한 논의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WTO에 일본 수출규제 건에 대한 패널설치를 요청해 향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에 대한 문제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게 산업부 측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달 말까지 수출규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 표명을 요청했으나, 일본은 답변시한인 31일까지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승식 실장은 "일본 측의 회신을 있었으나 우리가 기대한 답변은 아니었다"며 "WTO조사를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불법성과 부당성을 입증하고 국제사회에 널릴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당국과의 대화여지는 남겨뒀지만 사실상 양자합의는 끝났다는 게 우리 정부의 판단이다.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일본정부의 반발 여부를 떠나 수출관리제도의 문제점을 들어 한 수출 규제는 명분이 없다는 게 산업부 측 설명이다.

수출 규제 이전에도 일본과의 수출관리제도는 정상적으로 작동 중이었던 데다, 지난해 수출규제 이후 제도개선과 조직관리를 한 상태인 만큼 일본의 수출규제 명분은 더이상 없다는 얘기다.

나승식 실장은 "지난해 12월 일본정부는 일부 품목에 대해 수출규제를 완화했는데, 그 완화 조치고 당초 3개 품목에 대해 개별허가를 한 것"이라며 "WTO분쟁해결절차는 포괄허가를 개별허라로 바꿔 수출규제를 하는 것에 대한 불법성과 부당성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