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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외인 사기 바쁜 '삼성전자'…삼성생명에만 "팔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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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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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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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삼성생명법이 뭐길래 (上)

[편집자주] 삼성생명의 주가가 최근 급등했다. 시장은 여당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일명 삼성생명법)을 상승의 한 이유로 꼽았다. 이 법안의 핵심은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을 취득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다.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수십조원 어치를 팔아야 한다. 이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도 흔들 수 있다.


26조 삼성전자株 시장에 쏟아질까…다시 국회 온 '삼성생명법'


개미·외인 사기 바쁜 '삼성전자'…삼성생명에만 "팔아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슈가 재점화했다. 총선 압승을 거둔 여당이 21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보험업법' 개정안을 다시 들고 나오면서다. 법안에 따를 경우 삼성생명은 23조원, 삼성화재는 3조원 가량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한다. 두 보험사의 주가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14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이용우 의원은 지난 6월 '보험업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 했다.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검토를 거쳐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 전체회의에 회부된 상태다. 다음달 정기국회가 문을 열면 논의된다.

개정안은 현재 보험업법에서 규제하고 있는 이른바 '3%룰'의 계산 기준을 바꾸는 게 골자다. 즉 보험사 보유 주식 비중의 평가 기준을 취득 당시의 '원가'에서 현재 기준의 '시가'로 바꿔 평가하자는 것이다. 3%룰은 보험사의 타사 주식 보유 한도를 총자산(특별계정운용자산 제외)의 3% 이하로 정해놓은 것을 말한다.

여당이 법안 개정을 추진하는 건 주식이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만큼 투자 손실이 보험 가입자에게 전이될 위험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총자산 중 특정 기업 주식 보유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 그 기업 주가가 폭락하면 그 손실이 보험 가입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과 증권 등 다른 금융업권의 자산운용 규제가 모두 시가를 기준으로 하는데 보험사만 예외적으로 취득원가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것도 하나의 사유로 제시했다.

법안을 발의한 이용우 의원은 "보험회사만 예외적으로 취득원가가 기준인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보험업계에선 장기투자를 하는 특성상 취득원가 기준이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연기금도 시가를 반영한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그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주로 삼성생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개정안이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이유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최초로 취득한 시점은 1980년 이전이다. 당시 삼성전자 주식은 1주당 1072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삼성생명이 당시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5억815만7148주로 총 취득원가는 약 5447억원 정도다. 당시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삼성생명 총자산(특결계정운용자산 제외, 3월 기준) 230조원의 0.24%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가로 계산하면 얘기가 다르다. 삼성전자 주가는 14일 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로 계산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약 29조4731억원 규모다. 삼성생명 총자산의 12.8%에 달한다.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약 3억8919만주(약 22조5731억원)를 처분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삼성생명은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단일 주주 기준으로 가장 많은 삼성전자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생명 뿐 아니라 삼성그룹 전체가 국회 법안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생명만큼은 아니지만 삼성화재도 비상이다. 삼성화재는 현재 삼성전자 주식 8880만2052주를 가지고 있다. 1979년 약 774억원에 사들였다. 현재 총자산(약 75조원)의 0.1% 정도다. 그러나 시가로 계산하면 총자산 대비 비중은 6.9%로 뛴다. 3.9%(약 2조9005억원)의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삼성생명법이 국회에서 추진된 건 처음이 아니다. 19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민주당 의원들이 같은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19대 국회 때인 2014년 이종걸 의원이 가장 먼저 법안을 내놨고, 김기식 전 의원이 뒤따랐다. 20대 국회에서도 이종걸·박용진 의원이 각각 법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들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야당이 반대한 까닭이다. 수십년 간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시가가 상승했다는 이유로 강제 매각시키는 것은 그동안 형성된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과잉 조치라는 게 야당의 논리였다. 소관 부처인 금융위원회는 법안 처리에 때에 따라 부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177석의 거대여당이 의회의 압도적 다수를 점한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금융당국 수장인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법 개정 취지에 동의한다는 뜻을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의석수를 앞세워 '부동산 3법'을 후다닥 처리한 민주당이 '삼성생명법'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통과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며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은 경제민주화 등 문재인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와 맞닿아 있는 이슈인 만큼 개정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삼성전자만한 곳 있을까…깊어지는 삼성생명의 고민


◇ 안정적인 또다른 투자처 찾기 난감

개미·외인 사기 바쁜 '삼성전자'…삼성생명에만 "팔아라"
보험사의 계열사 지분한도를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계산하도록 하는 이른바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입법이 시도됐다. 비등한 힘을 지녔던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을 뿐이다. 그렇지만 국회 구성이 달라졌다. 여당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금융당국도 여당과 뜻을 같이 한다. 삼성생명, 삼성화재의 고심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깊은 이유다.

삼성생명이 매각해야 할 삼성전자 주식은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대략 23조원 어치다. 삼성화재도 3조원 가량을 팔아야 한다. 특히 삼성화재보다 삼성생명의 고민이 크다. 당장 삼성전자같은 투자처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에서다.

보험사는 장기적으로 자산을 굴린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안정적인 장기 국공채 시장에서 수익을 얻는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전자의 우량 주식 수십조원 어치는 삼성생명의 자산운용에서 이점 중 하나였다.

삼성생명이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받은 배당금만 7196억원이다. 주가도 꾸준히, 그리고 안정적으로 올랐다. 23조원 어치를 처분하고 나면 그만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체 투자처를 발굴해야 하지만 삼성전자 만한 곳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게 내부의 판단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처분이익이 생겨 유동성이 좋아지긴 하겠지만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주식을 파는 건 결국 씨암탉 잡아 먹기나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간 빼먹기”라고 말했다.

유배당 보험상품 계약자들에게 매각 차익을 배당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유배당 보험은 보험사가 보험료를 기반으로 투자이익을 거두면 이익 일부를 해당 보험 계약자들에게 배당으로 돌려주는 상품이다.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게 됐을 때 들어오는 수익도 배당 대상이다. 23조원 어치를 매각하면 수조원의 배당금이 유배당 계약자들에게 지급된다.

이들에게 배당금이 나가면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Risk Based Capital:보험금지급여력) 비율도 달라질 수 있다. 6월말 기준 삼성생명의 RBC비율은 337%다. 보험업법상 모든 보험사는 RBC 비율 100%이상을 유지해야 하고 금융당국은 150%이상을 권고한다.

배당금 규모는 매각에 걸리는 기간에 따라 다르다. 매각기간이 길수록 유배당 계약자들에게 지급되는 배당금이 줄어든다. 2017년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했던 자료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7년간 삼성전자 주식을 균등매각할 경우 유배당 계약자가 받는 배당금은 일곽매각 배당금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현재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삼성생명법개정안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매각 유예기간을 5년으로 정했다. 금융위원회의 승인이 있으면 2년을 더 연장해 최대 7년의 유예기간을 가질 수 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대 7년은 국회에서 발의된 보험업법 개정안 내용일 뿐 국회 입법 과정에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매각 유예기간이 더 늘어날 여지가 높다”며 “삼성생명이 배당금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의 보험업법 개정안에는 부칙을 통해 유배당 계약자 배당금과 관련한 특례가 포함되는 점은 하나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주식 분할 매각으로 축소되는 배당금을 어느 정도 보전해 줘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국회와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법이 통과되더라도 이 특례는 제도 취지와 어긋나고 일반 주주와의 형평성 문제 등의 이유로 수용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김세관 기자


이 법으로도 삼성생명의 '몰빵' 투자 위험 막을 수 있다


거대 여당이 보험업법 개정안(일명 삼성생명법)을 추진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보험사의 ‘몰빵’ 투자를 막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생명법 외에도 삼성생명 등 삼성금융계열사의 몰빵투자 위험을 막는 법은 또 있다. 정부가 입법을 추진중인 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법률(금융그룹감독법)이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 대해 입법예고를 마치고 9월 중 국회에 제출한다. 금융위는 신한금융, KB금융 등 금융지주 형태의 금융그룹을 금융지주회사법으로 감독하는 것처럼 비지주 금융그룹에 대한 그룹차원의 감독을 위해 금융그룹감독법을 준비해 왔다. 삼성, 미래에셋, 현대차, 한화, 교보, DB 등 비지주 금융그룹의 금융자산은 약 900조원으로 금융권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이 적지 않음에도 관리와 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그룹감독법에는 금융·비금융계열사의 재무·경영위험이 금융그룹에 전이되지 않도록 평가하고 관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평가결과가 미흡하면 금융당국은 자본확충, 위험자산 축소, 내부거래 축소 등 경영개선계획을 요구할 수 있다. 그룹위험을 평가하는 방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계열사 주식은 일반 주식보다 가중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금융그룹감독법이 통과되면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보유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가 부실해질 것을 대비해 다른 금융그룹보다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 법에 따라 삼성생명법과 마찬가지로 삼성생명에 삼성전자 주식을 팔도록 할 수 있다. 자본확충으로도 부족하면 금융당국이 삼성전자 주식 일부를 팔라고 요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해 뒀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그룹감독법에는 강제 규정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 삼성생명법 내용이 금융그룹감독법에 반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대표 발의한 금융그룹감독법에는 삼성생명법과 같은 취지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이 의원의 발의안에는 5년 이내에 시가로 평가한 계열사 주식 초과분을 처분하도록 명시돼 있다.

금융위의 고민은 금융그룹감독법이 개별업법을 보완하는 규제라는 점에 있다. 금융그룹감독법은 삼성전자 주식을 시가로 평가할 수 밖에 없는데 보험업법이 취득가로 평가하면 삼성생명은 개별업법의 규제를 준수하지만 금융그룹감독법은 어기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그룹감독법과 보험업법에서의 계열사 주식 평가기준을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해야 한다”며 “국회에서 함께 논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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