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16세 소녀 집단 성폭행의 진상…더 충격적인 이후의 일들

이스라엘 텔 아비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스라엘에서 정신을 잃은 16세 소녀를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일어나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현지 검찰이 이와 관련해 용의자 11명을 기소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 반대 운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이스라엘 검찰이 지난 8월 일어난 집단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 중 4명은 강간 혐의로, 나머지 7명은 음란 행위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집단 성폭행에 가담한 사람은 30여명으로 알려졌지만 조사 결과 11명만이 기소됐다.

미키 로젠펠드 경찰 대변인은 "이 사건에 연루된 용의자들을 찾기 위해 신속하고 강도높은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용의자 11명 중 2명은 20대 남성, 9명은 미성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이스라엘 에일라트의 '집단 성폭행'이 사건은 이스라엘 남부 휴양지 에일라트의 한 호텔에서 벌어졌다. 소녀는 지난달 초 친구와 함께 에일라트를 방문해 친구의 지인들을 만났고 함께 술을 마시러 나갔다가 호텔에 돌아왔다.

호텔에서 소녀는 범행의 피해자가 됐다. 친구는 소녀를 도우려 했지만 가해자들을 막을 수 없었다며 경찰에 "한 남성이 술에 취한 친구를 보고 자신이 의료관계자라며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또 "용의자들은 친구가 의식을 잃었을 때 성폭행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보도돼 충격을 안겼다. 사건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사건을 접하고 "충격적이다. 다른 말을 할 수가 없다"며 "이는 소녀에 대한 범죄일 뿐만 아니라 전인류에 대한 범죄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 만큼이나 충격적인 이후의 일들…"이걸 계기로 변해야 한다"이 사건 이후 벌어진 일들은 다시 한번 충격을 줬다. 용의자 대부분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고, 사건이 일어난 호텔 주인은 사건 자체를 부인하고 나섰다. 정작 피해자인 소녀는 온라인상에 개인정보가 유출돼 불안감에 시달리며 경찰의 보호를 받게 됐다.

이 사건으로 이스라엘 곳곳에서는 수백 명이 모여 변화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에서 일어난 시위에만 한 번에 1500명 가량의 사람이 모였다. 직장에서 집단 파업이 일어나기도 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 서한을 올려 "성범죄, 강간, 성 착취, 성폭력 같은 범죄는 지울 수 없는 얼룩의 일부"라며 "이런 사건들은 사회적으로, 인간적으로 우리를 파괴한다"고 성범죄를 비판하기도 했다.


오리트 술릿제아누 이스라엘 강간위기센터장은 사건 이후 협회에 전화나 기부,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며 "이것이 변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스라엘 강간위기센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는 성범죄 사건 중 84%가 무혐의 처분을 받는다. 성폭력 사건의 대부분은 신고조차 되지 않으며 기관에 연락하는 사람들 중 10%만이 경찰 조사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