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팔 생각 있나?"..반포센트럴자이의 이상한 보류지 매각

반포센트럴자이 주 출입구 /사진=송선옥 기자

강남 알짜 입지에 들어선 '반포센트럴자이(구 신반포센트럴자이)' 보류지가 전용 84㎡ 기준 최저입찰가 32억원에 나왔다. 직전 최고가보다 4억원, 로열층 매물 호가보다도 2억원 높은 수준이다. 보류지 최저입찰가격이 시세보다 높게 책정된 것은 이례적이어서 입찰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직전 최고가보다 4억, 로열층 호가보다도 2억 더 비싸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6차재건축조합은 최근 반포센트럴자이 보류지 3가구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지난 4월 입주한 '반포센트럴자이'는 지하 2층~지상 35층, 781가구 규모의 신축 아파트다.


보류지는 분양 조합원의 지분 누락 및 착오 발생, 향후 소송 등에 대비해 조합이 일반분양 하지 않고 전체 가구 수의 1% 정도 여분으로 남겨둔 것을 의미한다. 보류지 매각은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며 조합이 제시한 최저 입찰가 이상 금액을 입찰가로 제출한 후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람이 낙찰 받는다.

이번에 나온 보류지 물량은 전용 59㎡ 2가구와 전용 84㎡ 1가구다. 최저입찰가는 전용 59㎡ 24억원, 전용 84㎡ 32억원이다. 실거래가는 물론 매물 호가보다도 수억원 비싼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아파트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7월 27억5000만원(4층)에 실거래 됐다. 지난 1월 28억원(31층)에 손바뀜 한 게 최고가 기록이다.


일선 중개업소에는 풀옵션에 조망권까지 갖춘 로열층 매물이 30억원에 나와있다. 보류지 최저입찰가가 매물 호가보다도 더 높게 나온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보류지 매각은 조합이 시세와 옵션 등을 고려해 최저 입찰가를 임의로 정한다. 통상 시세보다 소폭 낮게 가격을 책정해 시세 수준에 낙찰되는 게 일반적이다. 매물 가격보다 높게 나온다면 매수자 입장에서는 굳이 보류지에 입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신반포센트럴자이 보류지 유찰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의도적 유찰 후 임의매각 의심도…일각에서는 의도적으로 최저입찰가를 높여서 공고를 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여러차례 유찰 시킨 후 임의로 매각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한 정비업계 전문가는 "조합에서 호가보다 높은 가격에 보류지를 내놓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조합 정관 내용을 봐야 정확하게 알겠지만 유찰시킨 후 지인 등에게 임의로 매각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조합은 적정 수준에 내놨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시장 조사 결과, 그 정도는 낙찰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가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입찰 기간은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이며 개찰은 23일 진행된다. 계약은 오는 29일이다.

계약금은 입찰보증금을 전환하며 중도금 30%는 계약 후 30일 이내, 잔금은 오는 12월 27일까지 납부해야 한다. 잔금 미납 시 계약금 및 연체료 18%는 조합에 귀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