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없어서 못판다"는 베스트바이…삼성·LG '블랙프라이데이' 총력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0 개막일인 1월7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한 단계 진화한 '패밀리허브'를 체험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북미 최대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 바이 CEO(최고경영자) 코리 배리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당초 기대보다 수요가 많아 제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올 들어 베스트 바이 온라인 매출이 3배 이상 폭증했다.

전 세계 최대 프리미엄 가전 시장인 미국이 '제품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올 4분기는 가전 판매의 최대 성수기여서 베스트 바이는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고, 대규모 재고 확보에 돌입한 상태다.


특히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와 LG전자 (97,900원 ▼900 -0.91%)는 이달 말 블랙 프라이데이(11월27일)를 맞아 북미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공급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대형 TV를 중심으로 냉장고와 세탁기 등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적기에 공급해 3분기 호실적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스트 바이는 '블랙 프라이데이 사전 세일'을 실시하고, 본격적인 극성수기 판매에 나섰다. 올 상반기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판매가 주춤했지만 '스테이 앳 홈'(집콕) 효과에 힘입어 베스트 바이의 3분기 매출은 시장 예상치 97억3000만 달러(약 11조484억원)를 훨씬 웃도는 99억1000만 달러(약 11조2528억원)를 기록했다.

이달 말에는 블랙 프라이데이 특수까지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온라인 유통선을 점검하며 대규모 가전 공급 준비를 마쳤다. 이미 이달초부터 2020년형 85형 8K QLED TV의 경우 최대 3000달러(약 340만원) 할인해 판매하는 '패밀리 허브' 기능이 적용된 4도어 냉장고는 230~1000달러(약 26만~113만원) 할인을 시작했다.


올 3분기 삼성전자 가전 사업 영업이익은 1조56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베스트 바이에 재고를 얼마나 공급했느냐에 따라 올 4분기 최종 성적표가 좌우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올레드 TV'를 중심으로 블랙프라이데이 특수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레드 TV 77형의 경우 가격 인하폭이 3500달러(약 397만원)에 달한다. 특히 미국에서도 위생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추세에 맞춰 건조기, 의류관리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 3총사'를 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말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4분기는 비대면 트렌드가 확대되며 온라인 판매 확대 등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베스트 바이 등 글로벌 유통망을 통한 제품 판매에 일정 부분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프라인 마케팅비용을 줄이는 대신 온라인 유통 채널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온라인 판매를 강화한 올 4분기에는 미국은 물론 한국 판매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