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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마를새 없이 날아든 세금 고지서…상속세 때문에 보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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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2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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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기업 막는 상속세] (중) 상속세 오해와 진실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대주주 상속세율(60%)이 가장 높은 나라 대한민국. 직계 비속의 기업승계시 더 많은 할증 세금을 물려 벌주는 나라. 공평과세와 부의 재분배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전국민의 3%만을 대상으로 하는 부자세이면서도 전체 세수에서의 비중은 2%가 채 안되는 상속세. 100년 기업으로의 성장을 가로막는 상속세의 문제점을 짚고 합리적 대안을 찾아봤다.



상속세만 100억? 부자들은 종신보험으로 낸다


눈물 마를새 없이 날아든 세금 고지서…상속세 때문에 보험까지

일부 고액 자산가들이 급한 상속세 납부를 위해 거액의 종신보험에 가입해 대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종신보험 사망보험금은 가계를 책임지던 가장이 사망했을 경우 남은 가족의 생활자금 등으로 쓰인다. 하지만 고액 자산가들은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한다.

자산가들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종신보험을 눈여겨본 이유는 거액의 목돈이 상속 개시 이후 단기간 내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속세는 상속개시일 이후 6개월 내에 신고하고 현금으로 납부하는 게 원칙이다. 갑작스러운 부모의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됐는데 현금 유동성이 부족하면 아무리 자산가라도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다. 상황이 급박하면 상속 재산의 일부를 헐값에 팔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산가들은 이런 경우에 대비해 종신보험을 활용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조(상속재산으로 보는 보험금) ①항에는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받는 생명보험 또는 손해보험의 보험금으로서 피상속인이 보험계약자인 보험계약에 의하여 받는 것은 상속재산으로 본다고 돼 있다.

이 말은 피상속인이 보험계약자가 아닌 보험, 즉 상속인이 보험 계약자이고 피상속인은 피보험자이면 상속재산이 아니라는 얘기다.

또 ②항에서 보험계약자가 피상속인이 아닌 경우에도 피상속인이 실질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하였을 때에는 피상속인을 보험계약자로 본다는 의미는 상속인이 실제 보험료를 납부했다면 피상속인의 사망보험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라는 의미다.

종신보험은 가입과 동시에 사망에 대한 보장이 개시되고 가입 기간 중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가입금액에 따른 사망보험금을 받는 상품이다.

가입 목적에 따라 가장의 유고를 대비하는 경우라면 통상 계약자와 피보험자를 부모로 하고, 수익자를 배우자 또는 자녀로 한다. 이 때 받는 사망보험금은 상속세 대상이다.

하지만 상속세 대비 목적이라면 계약자와 수익자는 자녀로, 피보험자는 부모로 하면 된다. 계약자가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으면서, 수익자와 일치할 경우 사망보험금을 받을 때 별도의 세금 없이 상속세 납부 재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종신보험을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하는 경우, 계약자의 소득으로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소득원을 명확하게 해 놔야 문제가 없다.

일례로 임대사업을 하고 있는 A씨의 경우 서울 강남구에 시세 100억원 상당의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인 자산현황은 현금 2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출은 5억원이 남아 있는 상태다. 배우자는 주거용인 15억원대 아파트와 현금 3억원을 보유 중이다.

가진 부동산에 비해 현금 유동성이 적은 김씨는 재무 컨설팅을 통해 상속세가 약 20억원 발생한다는 분석을 듣고 사망보험금 20억원 짜리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A씨의 경우처럼 10억원 이상 사망보험금을 보장하는 종신보험 가입자는 최근 몇년새 꾸준히 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사망보험금 10억원 이상의 종신보험 가입건수는 연간 600건을 넘어섰다. 보험사들도 사망보험금 한도를 높이는 추세다. 현재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 사망보험금 한도는 30억원대다. 삼성생명의 경우 별도 심사를 통해 150억원까지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자산가의 경우 현금 유동성이 부족해 갑작스런 유고 시 유족들이 상속세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며 “건물의 경우 급매로 내놓아도 매수자가 없으면 거래가 안돼 결국 제값을 못 받고 매도하는 사례도 많아 보험을 활용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자산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부자들만 내는 줄 알았던 상속세가 이제는 서울에 아파트 한채만 가지고 있어도 걱정해야 하는 세금으로 바뀌면서 적극적으로 상속세를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혜영 기자



기업 흔드는 세계 최고 '상속세율'…재분배 성적은 낙제점


한국은 1997년 이후 20년 넘게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 50%를 유지하고 있지만 빈부 격차를 포함한 소득의 재분배 성적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권이다.

여기에 경영권이 있는 상속주식에 대해선 20% 할증 평가하는 등 최대주주에게만 별도 기준을 적용한다. 한국만의 독특한 최대주주 상속세 과세 체계로 경제 활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반면, 긍정적 효과는 거의 찾을 수 없다는 얘기다.

◇20년 넘게 50% 최고세율에 최대주주 할증…소득분배지표 개선은 '글쎄'
눈물 마를새 없이 날아든 세금 고지서…상속세 때문에 보험까지


1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00년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 개정안 시행 당시 45%였던 상속세 최고세율을 50%로 상향조정했다. 이후 20년 넘게 경제성장과 무관하게 30억원 이상 상속재산에 대해 50%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최대주주 상속재산에 대한 할증 평가 조항은 1993년 시행령에 생겼다. 당시 정부는 "기업증자 시 대주주가 실권을 통해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준 경우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며 "비상장주식의 과세기준액을 조정하는 등 현행 규정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하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그 결과 시가로 과세하던 비상장사 최대주주의 상속지분은 10% 가산해 상속세를 부과하게 됐다. 이후 최대주주 할증 조항은 1997년 상증세법 전부 개정안 시행과 함께 상위법으로 옮겨와 2000년 100분의 20(지분율 50% 이상은 100분의 30)을 할증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올해 들어 지분율이 50%를 넘는지의 여부와 상관 없이 100분의 20만을 할증하는 것으로 최종 바뀐 상태다.

이렇게 과세는 강화됐지만 소득분배지표는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2019년 4분기 2인 이상 가구의 소득 5분위 배율은 5.26배로 16년전 통계 시작 당시인 2003년 1분기 5.28배와 유사한 수준이다. 그 사이 낮게는 4.19배(2015년 2분기)에서 높게는 5.95배(2018년 1분기) 사이를 오르내렸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나라의 대표적인 분배지표다. 숫자가 낮을수록 나라의 소득분배가 잘 이뤄진 것으로 본다.

연간 기준으로도 2018년 소득 5분위 배율은 6.54배로 집계돼 OECD 36개국 가운데 29번째다. 소득세(최고 세율 42%(와 더불어 최고 수준의 상속세(최고세율 50%)를 매기는 것에 비해 소득재분배 성적표는 낙제점이다.

◇전문가 "정상적 경영, 경제 활력 떨어트리는 상속세율은 재검토해야"

눈물 마를새 없이 날아든 세금 고지서…상속세 때문에 보험까지


상속세를 통한 소득재분배 성과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붙는 반면, 정상적인 경제 활동에 저해가 되는 실제 사례는 속속 보고된다. 유니더스와 락앤락, 쓰리쎄븐(777) 사례처럼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기업 자체를 매각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쓰리세븐은 2008년 상속세로 인해 지분 전량을 매각한 후 적자 기업으로 전락했다"며 "과도한 상속세 부담이 가업승계시 조세 장벽을 발생시키고, 획일적 최대주주 할증평가는 더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높은 상속세율이 단순히 창업주에서 2세로의 상속을 막을 뿐만 아니라 상속과 무관하게 기업에 고용된 노동자의 일자리까지 위협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상속세의 취지를 인정하더라도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까지 위협할 수 있는 현행제도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인 오문성 한양여대 교수는 "피상속인(부모) 생전 기업이 성장한 탓에 상속과정에서 경영권이 흔들리는 것은 문제"라며 "정상적인 경영을 하려는 상속인이 상속세 때문에 힘들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사회 측면에선 좋은 기업이 영속돼야 일자리가 꾸준히 유지될 수 있다"며 "개인의 재산 상속과 경제 관점에서 기업의 경영권 유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부격차 해소의 핵심은 기업이 영속성을 가진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라는 게 업계와 학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세종=김훈남 기자



갑자기 떠난 중견기업 회장, 다른 회사 다니던 자녀…40년 가업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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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견 기업을 40년간 운영하던 70세의 A 회장은 자녀들의 올바른 경영수업을 위해 다른 기업에서 2년 이상 신입사원으로 일하도록 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그의 뒤를 이어 자녀들이 가업승계를 하지 못했다.

가업승계를 위한 상속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상속개시일 전 2년 이상 해당 회사에서 근무해야 하는 규정 때문이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5조 3항 2의 다목)

최근 창업주나 경영자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상속세 부담으로 가업(家業)의 원활한 승계가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세법에서는 원활한 승계 지원을 위해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두고 있지만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가업상속공제의 적용 대상과 사후관리 요건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가업상속제도는 '100년 전통의 명품 장수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로 1997년 도입됐다. 거주자의 사망으로 인한 기업 승계 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최대 500억원까지의 공제를 통해 상속세 부담을 크게 낮춰주는 제도다. 1997년 도입 당시 공제 한도가 1억원이었으나 2008년 30억원, 2009년 100억원, 2012년 300억원, 2014년 500억원으로 올랐다.

공제대상도 처음에는 중소기업에 한정됐으나 2011년 매출액 1500억원 이하의 중견기업으로 확대됐고 현재는 3년 평균 매출액이 3000억원 미만인 중견기업까지 공제가 가능해졌다. 2018년 기준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은 전체 중견기업의 86.4%에 해당하는 4005개다.

이처럼 제도 도입 이후 적용 대상과 공제 규모가 꾸준히 늘었지만, 제도 이용은 미미한 증가에 그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제도 도입 초기인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연간 공제 건수가 40∼50여건에 그쳤으며 최근 3년을 보더라도 2015년 67건, 2016년 76건, 2017년 91건, 2018년 84건으로 이용이 저조했다.

이렇다 보니 가업상속공제 활용이 미미하다. 2011~2018년 가업상속공제 이용실적은 연평균 84건으로 총 공제금액은 2365억원이다. 반면 독일은 연평균 1만3169건, 공제금액은 36조5000억원에 달한다.

눈물 마를새 없이 날아든 세금 고지서…상속세 때문에 보험까지

전문가들은 이런 차이가 한국 제도 적용 대상 기업의 범위가 한정적이고 적용 요건이 엄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국은 적용 대상이 3년 평균 매출액 3000억원 미만 기업으로 중소·중견기업에 해당한다. 피상속인은 10년 이상 가업을 영위하면서 해당 기간의 50% 이상을 대표자로 종사했어야 한다. 또 상속 당시 60세 이상인 부모일 것과, 발행주식 총수의 50%(거래소 상장법인 30%) 이상을 10년 이상 계속 보유한 최대주주여야 한다.

상속인은 18세 이상일 것과 가업 상속 개시일 전에 2년 이상 가업에 종사해야 하고, 상속세 신고기한부터 2년 이내에 대표이사 등으로 취임해야 한다.

10년간 가업유지와 업종 변경이 불가하고, 가업 자산 20% 이상 처분은 금지되며, 10년 평균 고용 100%로 유지 조건 등 엄격한 적용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독일은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가업승계에 공제 혜택을 준다. 공제 한도를 500억원으로 정해 놓은 한국과 달리 상속 후 7년 이상 가업을 유지하면 상속재산을 100% 공제해준다. 5년 이상 유지하면 85%를 공제받는다.

영국도 모든 기업이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상속인 자격, 사후관리 요건도 없다. 일본은 2018년부터 중소기업의 가업승계를 장려하기 위해 비상장 중소기업 소유주가 후계자에게 주식을 상속·증여할 때 발생하는 상속세의 100%를 2027년까지 납부 유예하는 특례제도를 도입했다.

전문가들은 사후관리 기간을 줄이고 업종 유지 요건을 없애는 등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희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국내에서 가업상속공제제도 이용건수가 낮은 주된 이유가 이용을 위한 요건의 엄격성에 있다"며 "이는 가업승계 촉진을 위해 지원제도의 요건을 대폭 완화해 운영하고 있거나 아예 상속세제를 폐지하고 있는 해외 국가들의 추세와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대출로 상속세를 낼 수 있도록 상속재산을 담보로 정부가 장기 저금리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구경민 기자



백범 가문에 떨어진 융통성 없는 상속·증여세 폭탄


백범 김구 선생(왼쪽)과 윤봉길 의사 모습. (국가보훈처 제공) 2019.11.29/뉴스1
백범 김구 선생(왼쪽)과 윤봉길 의사 모습. (국가보훈처 제공) 2019.11.29/뉴스1

현행 상속과 증여에 관한 과세는 기업의 경영활동뿐 아니라 공익 기부에서도 논란이 돼 왔다. 공익적 목적으로 재산을 기부하더라도 개인 사이 증여로 보고 고율의 세금을 물리는 탓에 기부 본연의 목적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최근 대표적인 예가 백범 김구 선생 후손의 상속·증여세 논란이다. 17일 조세당국 등에 따르면 김구 선생의 차남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은 2016년 5월 별세하기 전 해외 대학에 42억원을 기부했다.

김 전 총장은 백범김구선생기념사회업회 회장으로 일하는 동안 김구 선생의 항일 투쟁 역사를 알리기 위해 미국 하버드대와 브라운대, 대만 타이완 대학 등에 기부를 해왔다.

문제는 김 전총장 별세 이후 상속·증여세 처리 과정에서 발생했다. 국세청은 2018년 10월 김신 전 총장 유족들에 대해 상속세 9억원과 증여세 18억원을 부과했다.

현행법상 해외 대학은 상속·증여세를 면제받을 수 있는 공익법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해외법인을 통한 탈세를 막기 위한 것인데, 직접 기부가 아닌 국내 공익법인을 통한 기부를 해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후 김신 전 총장 유족들은 조세심판원에 이의를 제기, 과세당국은 일부 세금을 취소하고 납세액을 13억원으로 줄였다.

조세심판원은 2016년 개정안 이후부터는 해외 기관(비거주자)에 대한 증여세는 세금을 낼 사람에게 관련 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하는 '통지의무'가 생겼기 때문에 이런 해석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별도 통지 없이 매긴 세금은 취소해야 하고, 그 대상은 2016년 5월 대만 타이완 대학에 기부한 23억원이어서 이에 대한 증여세가 줄었다.

하지만 공익목적의 기부행위에도 과도한 상속·증여세를 부과하는 데다, 비과세 혜택을 위해선 기부자가 직접 '절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가를 위해 일한 독립유공자의 후손이 그 뜻을 기리는 공익사업에 대해 조세우대 조항 없이 일반적인 잣대를 대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은 지난달 진행된 기획재정부와 산하 기관에 대한 2020년도 국정감사에서 "김구 선생 가문의 기부금에 대한 세금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세우대 조항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국세청과 기재부의 입장은 현행법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자국에 도움이 되면 조세우대를 하는 독일이나 미국처럼 여지를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법 해석상 여러 가지로 어려워서 지적한 대로 됐다"며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는 절차가 된다면 (개선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세종=김훈남 기자



세금재단, "美 세수 1% 상속세 없애면 일자리 15만개 생긴다"


한국 못지않게 미국에서도 상속세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돼왔다. 상속세 부과가 부의 재분배라는 주장과 이중과세라는 주장이 부딪치는 가운데 상속세가 오히려 일자리 성장을 저해하고 경제에 손해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세금재단(tax foundation)은 최근 '전세계 상속세'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많은 국가들이 상속세에서 비롯되는 수익이 장기적으로 경제에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상속세를 폐지해가는 추세"라고 밝혔다.

◇"한국 상속세율, OECD 국가 중 사실상 1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OECD 36개국 가운데 직계비속에 상속세를 부과하는 나라는 19개국이다. 한국은 그 가운데 상속세 최고세율 50%로 1위인 일본(55%)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다음으로 프랑스(45%), 미국과 영국(40%)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최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상속하는 경우, 지분 할증 10%를 합쳐지면 최대 60%까지 세율이 올라 1위인 일본보다도 상속세가 높아지게 된다.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속세를 내고 있는 셈이다.

반면 OECD 소속 17개국은 직계비속에 대한 상속세가 없다. 오스트리아와 룩셈부르크,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스웨덴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시각물=최헌정디자인기자
/시각물=최헌정디자인기자

◇"상속세, 부 재분배할만큼 많은 수익 아니야"

세금재단은 상속세가 세금 징수의 궁극적 목적인 '수익 창출'을 효과적으로 달성하지 못한다고 봤다. 미국의 행정관리예산국(OMB)에 따르면 상속세 수입은 2001년 380억달러에서 15년만인 2015년 200억달러로 줄었다. 2015년 당시 200억달러는 연간 연방 수입의 1% 미만이다.

세금 재단은 "세금을 계획하고 집행하는 데 드는 행정비용과 정치적·경제적 비용을 고려하면 상속세는 비효율성이 높은 세금"이라고 주장했다. 또 "낮은 수익이 상속세와 부의 재분배 간 연관성이 그다지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많은 국가에서 상속세를 폐지해왔다. 특히 노동과 복지 분야에서 진보적 성향을 띄는 스웨덴과 노르웨이가 각각 2005년과 2014년에 상속세를 폐지했다. 세금 재단은 "강력한 사회복지 지출로 많은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 정부조차도 상속세가 효과적인 자금조달 원천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케아 창립자인 잉그바르 캄프라드가 자국의 세금에 반발해 스위스에서 40여년을 보낸 후 2013년에 스웨덴으로 돌아온 사례도 있다.

◇"상속세 대신 투자, 경제 장기적으로 더 발전할 것"

세금재단은 또 상속세 폐지가 경제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속세는 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부과하는 세금이 아니라 이미 축적된 부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즉 일종의 '자본금'을 상속세로 납부하지 않았다면 일자리 투자, 인프라 투자 등 경제 전체를 더 풍부하고 생산적으로 만드는 데에 사용됐을 것이란 얘기다.

세금재단이 상속세 폐지 후 10년 동안의 일자리 증가와 국내총생산(GDP) 성장 규모를 모의 추정한 결과, 상속세 폐지 이후 10년 동안 약 15만개의 새 일자리가 생기고, 연방 정부의 연간 수입은 80억 달러가 추가될 것이라고 봤다.

세금 재단은 "연간 200억달러의 정적인 수익이 사라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는 더 높은 수준의 자산 축적을 통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고, 일자리를 얻은 사람들의 소득세 등으로 더 많은 수입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내 세금 더 걷어라" 빌게이츠·워런버핏의 이유있는 외침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설립자인 빌 게이츠 공동이사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19.11.19./사진=[시애틀=신화/뉴시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설립자인 빌 게이츠 공동이사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19.11.19./사진=[시애틀=신화/뉴시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기 위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는 자선단체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를 설립한 세계적인 부호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부자 증세' 주장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2010년대 시작과 함께 더기빙플레지를 설립한 게이츠는 2010년대가 끝난 지난해 12월31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부자 증세의 구체적인 구상을 꺼내놨다. 부자는 자선단체 기부만이 아니라 법에 따라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

버핏도 오래전부터 비슷한 주장을 해왔다. 그는 지난 2011년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정부는 우리가 멸종위기종이라도 되는 양 보호하려 안간힘을 쓴다"며 부자 증세를 요구했다. 이후 '버핏세'란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6월 세계 3대 투자자 조지 소로스를 포함해 미국의 억만장자 19명은 공개서한에서 "새로운 세수는 저소득층이나 중산층이 아닌 가장 부유한 이들로부터 걷어야 한다"며 상위 0.1% 이상 부자 증세를 요구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이들은 왜 자신들의 세금이 부족하다며 정부를 향해 더 많이 걷어달라고 소리치는 것일까. 국내에서보다 미국에서 이런 목소리들이 더 많은 이유는 미국 기업가들이 더 도덕적이어서이기 때문일까.

실제 한국과 미국의 세금을 비교해보면 이 같은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양국의 세제 차이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근로소득세와 자본이득세, 상속세 등에서 양국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특히 미국의 부자들은 세율 측면에서 한국 부자들보다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우선 상속세의 경우 미국은 최고세율이 주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40%인데 반해 한국은 50%다. 이마저도 만약 한국에서 기업 최대주주가 지분을 승계하는 경우 주식 가치에 20%의 할증을 적용해 최고세율이 60%가 된다. 미국과 20% 포인트의 세율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소득세 최고율도 한국이 높다. 미국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37%로 인하됐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이를 39.6%로 되돌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한국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현행 42%이며 내년부턴 45%로 더 높아진다.

물론 한국에선 세목이 없지만, 미국엔 있는 세금도 있다. 자본이득세다. 이는 상속세와 달리 상속시 과세하지 않고 자산을 유상으로 처분할 때 피상속인(사망자)과 상속인이 보유한 기간 동안의 자본이득을 합산해 '양도소득'으로 과세하는 방식이다.

미국에서 자본이득세는 1년 이상 보유한 자본자산의 매각을 통해 얻은 소득에 대해서는 최고세율이 20%이고, 3.8%의 누진세가 붙을 경우 23.8%다.

자본이득을 제외한 일반소득세율인 37%보다 훨씬 낮다. 노동을 통한 소득세율보다 자본을 통해 얻는 소득세율이 낮은 것에 대해 빌 게이츠 등이 과세를 동일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UC버클리대 경제학과 이매뉴얼 사에즈 교수와 게이브리얼 저커먼 교수는 지난해 10월 12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들은 '조세정의를 회복하는 방법'에서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나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등 최고 부자 400명이 부담하는 세율은 23.0%인데 비해 소득분위 하위 10%의 부담율은 25.6%로 이들보다 높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연방소득세에 주소득세, 판매세, 소비세, 법인소득세, 기업용·주거용 부동산세, 급여세 등을 총망라한 것이다. 미국 부자들은 월급소득자보다 세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얘기로 한국 임금근로자의 40%가 세금을 내지 않는 상황에서 고소득자의 최고 소득세율을 45%로 올리는 것과는 세금 구조의 차이가 크다.

한국의 경우 자본이득세라는 표현은 없지만, 주식과 부동산 등의 자본자산 매각시 발생하는 차익에 대해 과세하는 양도소득세가 자본이득과 같은 의미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주식의 경우 대주주가 된 그해 주식을 팔면 이익의 30%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그 다음 해 팔면 20%의 양도소득세를 걷는다. 최근 대주주 기준을 코스피는 10억 또는 지분 1%(코스닥은 2%)에서 3억원으로 낮추려다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부동산의 경우는 자본을 통한 이득에 대한 세금이 더 높다. 부동산은 1가구 1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할 경우 기본적으로 양도소득세가 면제되지만, 2년 미만 보유 9억 이상은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다.

1가구 2주택시 양도소득세 10억 초과 구간은 세율이 45%이고, 조정대상지역과 다주택 보유자의 경우 할증이 붙어 60%를 넘어서는 구간도 있다. 한국은 자본이득세가 없지만 60%의 상속세와 42%의 소득세로 이를 사실상 대신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눈물 마를새 없이 날아든 세금 고지서…상속세 때문에 보험까지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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